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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과 오은영의 경제학

by 빛나리의사

의사 중에 가장 유명한 이는 이 두 사람이다. 의료를 떠나서 각 분야의 최고는 명예와 함께 부를 누린다. 실제로 축구 선수인 최현우의 연봉은 계약금과 별도로 순수 연봉만 14억 9천만 원이고, 야구 선수 김광현은 30억이다.

하지만 국내 최고 의사인 이국종의 연봉은 2017년 기준 1억 4,400만 원에 불과했다. 그것도 전년도 대비 20% 인상된 것이었다. 왜 이국종 교수의 연봉은 14억 4천만 원이 될 수 없을까?


경제학의 기본은 수요과 공급, 그리고 가격이다. 수요가 증가하면, 이에 따라 가격이 오르면, 새로운 공급자가 등장해 가격이 하락한다. 이국종 교수가 아무리 열심히 해서 유명해진다고 하더라도, 중증 외상 환자는 증가하지 않는다. 또한 암은 기다려서 BIG 5에서 수술받으면 되지만, 중증 외상의 경우, 기다려서 수술받을 수가 없다.


수요가 일정한 상황에서 정부가 가격을 일방적으로 정한다. 그것도 엄청 낮은 가격으로. 그 결과 2017년 아주대학병원 응급외상센터의 매출이 210억이었지만, 지출이 310억이었다. 수요는 일정한데,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낮으니, 자연스럽게 공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병원 입장에서는 이국종 교수가 수술을 안 할수록 이득이다.

오은영 박사의 경우는 이국종과 정말 다르다. 오은영 박사가 유명해지자, 전국에서 환자가 몰려든다. 중증 외상과 달리, 수요가 창출된다. 거기다 가격마저 오은영 박사가 정할 수 있다. 10분에 9만 원, 1시간에 81만 원으로 알려져 있다. 어지간한 수술보다 훨씬 비싸다. 오은영 박사의 분야는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급자가 가격을 정할 수 있다. 여기에 자극을 받은 많은 의사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중증 외상 센터를 포함한 중환자 및 바이탈과의 공급 감소 문제는 의사나 의료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와 정책의 문제다. 수요가 일정한 분야에 국가가 비정상적으로 낮은 가격을 정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국종 교수는 다른 바이탈과 의사보다 유리한 점이 있다. 워낙 유명한 의사라서 소송당할 일이 적기 때문이다. 이국종처럼 유명 인사가 아닌 바이탈과 의사는 소송당하기 일쑤다. 실제로 서울대 응급의학과 전공의 21명 중 12명이 경찰 조사 경험이 있다고 한다.


High risk, low return에, law return이 추가되었다.
그 결과는 아무도 없게 되었다

이국종의 인생은 망했지만, 오은영의 인생은 성공했다. 두 분 모두 우리나라 최고의 의사지만, 이국종의 인생은 망했다. 그리고 그의 인생을 망친 건,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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