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살 중고신입의 현주소

by 아작


취업했다는 글을 마지막으로 오랜만에 쓰는 글이다.

그사이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하나씩 정리해 보자면…


우선 새로운 직군으로 취직을 하긴 했지만, 완전히 새롭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 그동안 작가로 일했던 경험에서 아주 벗어난 업무들은 아니었다.

기획하고 구성하고 섭외하고 촬영하고 등등 내가 해왔던 업무들이지만 분야가 다르니 문서 작성 시 사용하는 도구나 작업 프로세스 등의 차이는 있었다.

항상 한글파일로 대본을 쓰던 내가 파워포인트로 편집구성안(그런데 이제 자막과 연출을 곁들인..)을 작성하려니 손에 익진 않았지만, 솔직히 이런 건 짬바로 적응 쌉가능이다.


중고 신입의 장점은 일을 가르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기존 작업물을 한번 쓱 훑어보기만 해도 바로 이해부터 출력까지 완! 눈치만으로 이미 업무파악 완료다.

그러니 회사에서 누구도 나를 신입으로 대하지 않는다. 일을 주면 알아서 해내니까 그럭저럭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동갑인 팀장도 나를 존중해 주고 대등하게 대하려는 게 보였다. 팀장과 이래저래 외근을 다니며 면접 당시 들었던 ‘상위 그룹의 나이’에 대한 비하인드도 듣게 되었다.

결국 작가 출신이라는 점은 매력적이지만 나이가 걸렸다는 건데... 다행히 동갑인 팀장이 나를 품어주었다. 만약 한두 살이라도 더 많았다면 망설였을 거라는 말과 함께..

아무튼 참 다행이다 싶고, 이렇게 다시금 직장인이 되어보니 역시나 매달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월급이 주는 안정감은 정말 최고다.


두 번째 변화는 이제 곧 졸업이라는 것. 2020년에 학사 편입으로 시작한 한국어 교원 자격증 따기가 이제 끝난다.

3년 휴학을 포함해 총 6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한국어 교원 자격증과 다문화사회 전문가 자격증까지 2개를 취득할 예정이다. 걱정 많았던 모의수업도 열심히 준비한 덕분에 좋은 점수를 받았다. 이 자격증으로 밥벌이를 할지 말지는 모르지만, 따 놓으면 다 쓰일 데가 있을 것이다. 경험이 곧 자산이니까.


올 초에 SNS마케터 자격증 시험을 볼 때만 해도 정말 막막했는데.. 어느덧 직장인 3개월 차! 지나고 보니 신년에 봤던 점이 정말 용하다.

4월부터 내 운이 풀린다고 했고, 남편은 회사 일로 스트레스가 많을 거라고 했는데 실제로 그런 상황이다. 사람의 운이라는 건 다 때가 있나 봐.(원영적 사고 중)


42살에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취업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같은 직종, 같은 분야의 회사라도 뽑는 기준이 다르다는 점이다.

지금 다니는 회사와 경쟁회사(라고 하지만 같은 분야의 회사들)에 지원했지만 면접 연락조차 없었고 모두 서류탈락이었다. 왜 어디서는 안 되고, 어디서는 되는 것일까.

회사마다 지향점이 다르고 인재상도 다르기 때문이겠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나이 많은 신입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이지만, 나의 경험을 필요로 하는 회사도 분명 있었다.

그래서 두드리면 되긴 된다고 말하고 싶다. 물론 안 되는 것도 있겠지만 조금 방향을 조정하면 또 가능할 수도 있으니까.


2025년이 딱 절반이 지난 시점! 중간점검 평가는 나쁘지 않음, 아니 꽤 괜찮았다고 하자. 하반기도 잘 보낼 수 있기를.

여러분의 2025년 중간 점수는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