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커피 그리고 독서
나는 반백살 백수 아줌마이자 주부 1단이다.
아이 없이, 아이 같은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다.
오늘도 산책을 나오기 전, 어렴풋 잠에 취해있는 고양이들에게 인사를 하고 나왔다.
”엄마, 금방 돌아올게~ 둘이 싸우지 말고 있어~“
외출 전에 아이들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몇 가지 일들이 있다. 맘마 챙겨주기, 모래화장실 청소, 주방 보조등 켜기, 거실 TV로 유튜브 음악채널 틀기.
오늘은 가을에 어울리는 재즈를 틀었다.
날씨가 청량한 가을, 산책하기 정말 딱 좋다.
씩씩하게 집 근처 공원을 돌아 지금 이 카페까지 걸어왔다.
크레마 그득한 커피와 초콜릿쿠키를 먹으며 그간 고민해 왔던 글쓰기를 하기로 결심하고, 드디어 오늘 첫 시도를 해본다.
반백 살이 되니 인생이 참 빠르다고 느끼는 한편, 매일 주어진 시간은 많아 하루가 느리게 흘러간다고 느낀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시끄러운 문제들이 남아있지만, 나는 결국 이겨낼 거라는 굳건한 믿음으로 조용히 하루를 보낸다. 이것이 바로 지금의 나다.
이 무료하지만 소중한 나의 하루를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글로서 공유하고 싶어 용기를 내본다.
오늘따라 카페 안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들이 많아 글쓰기에 좋지는 않았지만 백색소음 삼아 끄적여본다. 이제 다시 독서하기에 적당한 벤치를 찾아 어슬렁 이 카페를 나서야겠다.
아직 이른 저녁, 슈퍼문이 환하게 떠있다. 넋 놓고 구경하다 보니 벌써 어둑해졌다.
고양이들을 위해 불을 켜놓고 나오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