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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석주 영화평론가 Mar 09. 2020

[명작으로 알아보는 영화 언어] ‘SF 영화’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거나 강력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영화를 선정하여 그 영화의 명장면을 분석합니다. 대중에게 친숙한 영화의 장면 분석을 통해 간단한 영화 언어를 습득할 수 있다면, 콘텐츠를 소비하는 관객들에게 영화를 조금 더 분석적으로 관람할 수 있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입니다.


사람들이 영화관을 찾는 이유 중 하나는 일상에선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일을 영화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기 위해서입니다. ‘짜릿함’이나 ‘흥분’을 느끼기 위해 놀이 기구가 있는 테마파크로 향하는 것처럼 말이죠. 우리는 여기서 ‘판타스틱 장르’(fantastic genre)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정영권 영화평론가는 책 『영화 장르의 이해』에서 “판타스틱 장르는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기 어려운 놀랍고 신기한, 때로는 무시무시한 사건이나 캐릭터가 등장한다”고 말합니다. 판타스틱 장르의 하위 장르에는 ‘호러 영화’ ‘판타지 영화’ ‘SF 영화’ 등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 다룰 판타스틱 장르는 바로 SF 영화입니다. SF 영화는 ‘science fiction film’의 약자로 ‘공상 과학 영화’라고도 합니다. 대개 과학과 테크놀로지를 통해 미래 사회에 대한 불안이나 가능성을 표출하는 영화가 SF 영화의 주된 소재입니다.


SF 영화는 극영화의 탄생과 궤를 같이 합니다.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이 1902년에 만든 <달세계 여행>은 최초의 극영화이자 SF 영화로 기록돼 있습니다. 감독은 ‘페이드 인·아웃’ ‘디졸브’ ‘고속·저속 촬영’ 등을 활용해 오늘날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영화 기술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 외에도 프리츠 랑 감독의 <메트로폴리스>(1926) 등이 고전 SF 걸작으로 평가받습니다.


수잔 헤이워드의 책 『영화 사전 - 이론과 비평』에 따르면, SF 영화는 1950년 이래 주로 “외계인의 침입으로 인간이 위기에 처한다”는 경향성을 보입니다. 이후 1968년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개봉하면서 SF 영화는 일대 변곡점을 찍게 됩니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스틸컷
스탠리 큐브릭 감독,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스틸컷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미국에서 최초로 개봉한 SF 영화이자 큐브릭 감독과 세계 SF 문학사의 거장 중 하나인 아서 클라크가 함께 시나리오를 집필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영화는 모르더라도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에서 사용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들어보지 못한 분은 아마 없을 겁니다. 유인원이 하늘을 향해 기다란 뼈다귀를 던지고, 그것이 우주선으로 변모하는 몽타주 장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60~70년대엔 각각 <혹성탈출>과 <에이리언> 및 <스타워즈> 시리즈가 잇따라 개봉하면서 SF 영화의 명맥을 잇습니다. 80년대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역작 <블레이드 러너>(1982)가 개봉했고, 20세기 이후엔 스티븐 스필버그의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와 <메트릭스> 시리즈 등이 큰 인기를 누리게 됩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 <그래비티> 스틸컷

최근에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2013)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2014),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애드 아스트라>(2019) 등이 크게 주목받았습니다. 세 영화는 공통적으로 인간이라는 존재와 우주라는 거대 공간을 교차시키며 삶의 의미와 가치를 압도적인 이미지로 조각한 영화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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