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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석주 영화평론가 Jul 09. 2021

비열한 말죽거리

최근에 본 영화들

*


<말죽거리 잔혹사>(2004)

감독 : 유하

출연 : 권상우, 이정진, 한가인 등


영화는 학교라는 공간을 통해서 1970년대의 폭압적인 정치 및 사회 문제를 비판하고 있다. 영화 말미에 남학생들의 우상이 이소룡에서 성룡으로 넘어가는 걸 보여주는데, 그게 군부에서 신군부로 넘어가는 상황과 맞물린다. 단순한 청춘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곱씹어 보면 굉장히 사회를 비판하는, 상징적인 이미지나 이야기들이 많다.


그리고 이건 여담인데, 서울 사람들은  알겠지만 말죽거리는 강남구 양재역 일대를 가리키는 지명이다. 내가 일하고 있는 독서신문이 양재역 근처에 있다. 그래서 출근을 하려면 항상 말죽거리를 지나야 한다. 지금 말죽거리는 음식점들이 모여 있는 곳이어서  근처 직장인들이 식사 혹은  한잔 하기 위해서 많이 찾는 거리가 됐다. SPC 블랙야크, 바디프랜드와 동원 등이 말죽거리 근처에 있다.


*


<비열한 거리>(2006)

감독 : 유하

출연 : 조인성, 남궁민, 천호진 등


영화 자체가 뿜어내는 카리스마에 비해 제목이 조금 밋밋한  같다. 어떤 평론가가 한국 조폭영화 중 가장 사실적이며, 뛰어나고, 허세가 없는 영화라고 평했는데, 그렇게 극찬할 영화인지는  모르겠다. 최근에 개봉한 <낙원의 > 그랬고,  영화의 주인공인 병두(조인성) 역시 가족과 동료를 각별히 아끼는  순수한 소년으로 묘사된다. <달콤한 인생> <파이란> 그랬던  같다. 폭력과 순수의 조화. 이것도 클리셰라면 클리셰.


*


<필라델피아>(1994)

감독 : 조나단 드미

출연 : 톰 행크스, 덴젤 워싱턴 등


나는 톰 행크스를 보면 항상 한석규가 떠오른다. 두 배우 각각 90년대 미국과 한국을 대표했던 스타였다는 점. 톰 행크스는 가장 미국적인 배우. 한석규는 가장 한국적인 배우. 음...? 매우 주관적인 생각이다.


자신이 동성애자이며 에이즈 환자라는 걸 숨겼다가 회사 임원들에게 들켜서 해고당한 변호사가 그것을 시정하기 위해 소송을 벌이는 내용의 영화다. 실화 바탕이다. 톰 행크스가 덴젤 워싱턴 앞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오페라인 마리아 칼라스의 음반을 해설하는 장면은 역대 퀴어 영화 중 가장 고혹적인 장면이 아닐까.


4.


<노예 12년>(2013)

감독 : 스티브 맥퀸

출연 : 치웨텔 에지오포, 마이클 패스벤더 등


스티브 매퀸 감독은 <헝거>로 칸 영화제 황금카메라 상을 수상하면서 크게 주목받았다. 이후에 <셰임>이라는 영화를 거쳐서 <노예 12년>을 연출했다. 이 영화로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하게 된다. 흑인 최초로 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감독.


영화는 자유인이었던 흑인 솔로몬 노섭이 노예 사냥꾼들에 의해 남부의 노예로 팔려갔다가 다시 자유인이  과정을 그리고 있다. 수작이다. 하지만 잔인한 장면이 조금 있어 마냥 보기 편한 영화는 아니다.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베스가 솔로몬을 구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흑인을 고통으로 몰아넣는 것도,   고통 속에서 구원해주는 것도 결국 백인이라는 점이 조금 불편하게 다가온다. 이번  라디오에서 다룰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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