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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제 Jan 24. 2020

핀란드에서 쓴 생활비&지출

교환학생 4개월간 쓴 돈 총정리



예산: 한 학기 교환학생 예산!

핀란드에서 지내는 동안 사용할 예산으로 현금 700유로, 그리고 해외에서 사용할 체크카드에 3000유로 정도를 준비했다. 거기에 교환학생 장학금으로 4000유로를 아셈듀오 장학재단으로부터 받을 예정이었다. 사실 이 장학금은 초기에 받을 수 있는지 확실하게 잘 몰랐다. 장학금을 받기 위해 제출해야 하는 서류와 충족 요건이 있었는데, 학기가 시작된 뒤에 제출하는 것이어서, 처음 예산에는 포함해두지 않았다(당시엔 정말 불확실한 것들 투성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예산"은 핀란드로 떠나는 날 가지고 있던 "현금"이기에, 핀란드에 가기 전에 구입한 항공권과 한국에서 부모님께서 부쳐주신 렌트는 둘 다 예산으로 지출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처음 예산 약 3700유로 + (4000유로) 정도로 생각했다.

약 460만 원 + (교환학생 장학금 500만 원) + (렌트와 항공권)


*2016년 당시 환율로, 1유로를 1250원으로 계산해 적었다.




지출: 핀란드에 살면서 쓴 생활비!

핀란드에 도착한 초반에는 장학금을 받을 수 있을지 확실치 않았고, 핀란드 물가가 얼마나 되는지도 몰랐기에 매우 돈을 아껴 썼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직접 장을 봐서 저녁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IKEA에서 산 베개솜과 이불솜은 쓰고 버릴 거라 생각해 제일 저렴한 것으로 구매하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화폐단위에 익숙해지고 장학금도 받게 되면서 좀 더 마구 쓰면서 지냈다.


현금이 필요하면 ATM에서 카드로 쉽게 인출할 수 있다. Otto라는 주황색 간판의 현금인출기에 가서 체크카드를 넣고, 은행에서 사용하는 4자리 비밀번호를 PIN Code로 입력하면 바로 인출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현금인출이 어려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무척 쉬웠다. 또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일본 같은 많은 나라에서는 카드 사용이 안 되는 가게가 많지만, 핀란드에서는 어디에서나 카드를 쓸 수 있다. 한 번은 오스트리아에 여행을 갔다가 한 카페에서 카드로 결제하려고 보니 현금만 받는다고 하여, 함께 있던 친구에게 돈을 빌려서 내기도 했다. 친구가 없었다면, 어떻게 돈을 냈을까 싶다. 하지만 핀란드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만큼 어디에서나 카드로 지불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핀란드에 갈 때는 현금을 많이 챙겨갈 필요가 없다.



주황색 간판의 현금인출기 Otto. 오또라고 부르곤 했다.




 항공권 .

핀란드에 갈 때, 나는 러시아 항공(아에로플로트)을 이용했다. 교환학생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는 길에 러시아 여행을 할 생각이었어서, 돌아오는 항공편은 모스크바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골랐다. 북유럽은 한 여름이나 한 겨울이 여행 성수기인데, 9월 초에 출발하는 항공편은 비수기라서 비교적 저렴한 듯했다.

출국 항공편은 서울 인천→(모스크바 경유)→헬싱키, 그리고 귀국 항공편은 모스크바→서울 인천

약 90만 원



 학생 아파트(HOAS) 렌트 . 

내가 살았던 HOAS 방의 렌트(Rent) 1달에 330유로씩이었고, 보증금(Deposit) 600유로였다.  4 동안이었으니 1320유로가 들었고, 한화로 환산하면 대략 165  정도 된다. 그리고 한국에서 해외 송금을 했기,   송금할 때마다 송금 수수료로 3  정도 들었으니 합하면 177 . 전기세나 수도세 같은 공과금과 청소비는 들지 않았다. 보증금은 퇴실  방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확인된  전액 돌려받았다.

HOAS 스튜디오, 플랫  방의 조건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스튜디오를 혼자 쓰려면 1달에  600유로, 플랫의 개인방은  400유로 정도 한다고 한다. 보증금은 내가 가지고 있던 돈으로 부쳤고, 감사하게도 렌트는 부모님께서 내주셨다.

보증금 600유로 = 약 75만 원(나중에 돌려받아서 지출목록에서 제외했다)

330유로 x 4달 = 1320유로 = 약 165만 원

송금 수수료 약 3만 원 X 4번 12만 원

합계 약 177만 원



 식비 . 

한 끼 식사는 학생식당에서 2.6유로였고, 일반 식당에서는 평균 13유로, 가벼운 식사는 8유로(맥도널드나 샌드위치 가게) 정도였다.  이렇게 비교해보니 학생식당이 정말 정말로 저렴하다는 걸 알겠다.

식재료를 구입할 땐 주로 집 근처의 K-supermarket을 이용했다. 친구들이 말하길 다른 슈퍼마켓보다 K-supermarket이 약간 더 비싼 편이라고 했다. 그래서 독일 계열 슈퍼마켓 체인인 Lidl에 가보았는데, 싼 데는 싼 이유가 있다는 걸 배웠다. 바게트 하나를 사려고 보니, Lidl에서 파는 바게트가 가격이 조금 더 저렴하긴 했지만 크기도 약간 더 작았다. 과일이나 야채 같은 식재료들은 우리나라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편이었다. 또 식당에서는 보통 같은 식사라고 해도 점심보다 저녁이 더 비싸다. 4개월 동안의 식비로는 대략 1157.87유로가 들었다.

학생식당 - 학교 카페테리아 2.6유로

탈린에서 헬싱키로 돌아오는 배에서 먹은 감자튀김 4.5유로

카페 런치 9.2유로

IKEA에서 먹은 점심: 7.5유로

맥도널드 맥치킨 세트 7.45유로

맥도널드 맥플러리 미니 1.5유로

영화관 팝콘 3유로

펍에서 마시는 맥주 한 잔 3.5유로

카페에서 마신 핫초코+케이크 한 조각 9.4유로

바이킹 레스토랑에서 먹은 양고기 저녁 한 끼 26.9유로

아시안 식당에서 먹은 중국식 국수 한 그릇 12유로

케밥 2.5유로

PIZZERIA DENNI 피자와 파스타 그리고 캔들라이트가 함께하는 디너, 두 명이서 나눠 내서 14.5유로

약 145만 원


식비 -  너무 좋았다는 기억이 가득한 탈린에서 먹은 점심. 사진은 식전 빵으로 제공된 빵+무언가가 뿌려진 버터였다. 탈린에서는 대부분의 것들이 헬싱키보다 훨씬 저렴했다.



 교통비 . 

핀란드에서는 보통 정기권을 구입해 교통카드로 사용한다. 헬싱키(Helsinki)와 그 주변지역에서는 Travel Card를 쓰는데, 우리나라의 티머니 카드(T-money), 런던의 오이스터 카드(Oyster Card), 파리의 나비고(Carte de Navigo)와 같다.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버스 1번 혹은, 지하철 1번 탈 때마다 돈을 내는 것이 아닌, 1주일 동안 AB구역, 3일간 ABC구역처럼 미리 나눠져 있는 구간과 사용 일 수에 따라 교통비를 낸다.

한 번은 헬싱키(Helsinki) 시내에서 알토대학교 오타니에미(Otaniemi) 캠퍼스가 있는 에스푸(Espoo)시로 가야 했다. 핀란드에 도착한 지 며칠 되지 않았던 때라서, 그때까지는 travel Card가 없었지만 버스에서 현금을 낼 수 있다기 그냥 타러 갔다. 헬싱키 중앙역 근처에 있는 Kamppi버스 터미널에서 오타니에미로 가는 102T(또는 103T) 번 버스를 탔다. 버스에서 Single ticket(1회 탑승권)을 구입했는데, 가격이 5.5유로였다. 우리 돈으로 하면 6,500원 정도 하는 셈인데, 버스 타고 30분 가려는 것뿐인데 6,500원이라니! 정말 너무 비쌌다.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정기권을 구입하는 쪽이 Single ticket(싱글 티켓)을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이득이다. 그리고 일단 학생증(혹은 학생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을 받은 뒤엔, 학생 할인된 금액으로 교통권을 구입할 수 있다. 학생 요금은 일반 성인요금의 절반 정도로 저렴하다. 공항에서 헬싱키 시내까지 운행하는 핀에어 공항리무진 버스는 편도에 8.9유로 정도 했었다. 주변 나라를 여행할 때, 현지 도착한 뒤 이동하는 비용은 교통비에 넣었다. 카드 가격은 5유로, 학생요금으로 26.87유로짜리 정기권(Region)이면 1달을 쓴다. 합계 304.27유로.

헬싱키에서 생활하면서 쓴 교통비 286.47유로

핀에어 공항 리무진 버스 6.3유로

약 38만 원


*2019년 봄에 헬싱키 지역 교통체계가 개편되었다고 하니, 가격도 달라졌을 수 있다. 그리고 학교 갈 때마다 탔던 추억의 102T와 103T 버스도 사라졌다고 하니 너무 아쉽다. ㅠㅠ 대신 에스푸(Espoo)시까지 지하철이 개통되었다고 한다.



 통신비 . 

현지에서 심카드를 구입해 사용했다. R-Kioski 같은 편의점에서 유심을 살 수 있는데, 내가 이용한 유심은 Saunalahti였다. 4달을 사용하는데 94.6유로가 들었다. 첫 달에는 심카드 구입+1달 무제한 데이터에 19.9유로였고, 다음 달부터는 24.9유로씩 냈다. 첫 달에만 프로모션 요금이라고 하더라. 그럼에도 무제한 데이터이기에 한국에서보다 훨씬 저렴하단 생각이 들었다. 무제한 데이터라서 따로 와이파이 공유기를 사지 않았고, 집에서든 밖에서든 스마트폰 핫스팟에 연결해서 노트북을 사용했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1달에 24.9유로

약 12만 원



 생활비 . 

주방세제, 이불과 베개처럼 없으면 삶에 지장이 가는 꼭 필요한 것은 생활비로 했다. 핀란드에 도착한 뒤에 이케아에 가서 이불과 주방용품을 구입했는데, 이불, 베개, 리넨처럼 혼자 사용하는 것들 빼고, 룸메이트와 함께 사용하는 것들은 룸메와 나눠서 부담했다. 몇 개 빠진 것과 애매한 것이 있지만 대충 합쳐보니 77.6유로 정도 했다.

이불, 베개, 리넨 20.45유로

팬, 냄비, 커틀러리, 접시, 컵(룸메이트와 함께 쓴 생활용품들) 20유로

주방세제 4유로

이케아 컵 1개 1유로

콘택트렌즈 세정제 7.35유로

그 외(화장지 등): 잘 기억나지 않음...

약 10만 원



 여행비 . 

주변 나라 여행을 하면서 지출한 경비이다. 항공권, 현지 숙소비, 박물관 입장료를 여기에 넣었다. 여행은 에스토니아 탈린(Tallinn), 스웨덴 스톡홀름(Stockholm), 프랑스 파리(Paris), 핀란드 투르크(Turku), 핀란드 라플란드(Lapland)에 갔었고, 라플란드는 알토대학교 경영대학 학생회(KY)에서 준비한 단체여행 프로그램으로 갔었다. 그리고 교환학생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를 여행했었다. 여행지에서 쓴 식비는 여기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탈린행 왕복 페리 티켓 12유로

탈린 교통카드 3유로

상트페테르부르크행 버스 28.8유로

파리 숙소 87유로

파리 왕복 항공권 176.38유로

투르크 성 입장료 5유로

투르크 버스 싱글 티켓 3유로

KY Trip 230유로

라플란드 허스키 눈썰매(Hursky Farm) 55유로

스톡홀름 바사호 박물관 입장료 약 10유로

스톡홀름 포토그라피스카 입장료 약 9유로

스톡홀름 노벨박물관 약 7유로

약 180만 원


*스웨덴은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지만, 편의를 위해 스톡홀름에서 쓴 돈도 유로화로 적었다.

여행 지출 - 핀란드의 옛 수도 투르크 성에 갔을 때. 중세시대 느낌 물씬 나는 정말 오래된 성이었다. 확실히 오래된 건물이었고, 나는 이런 곳에선 못 살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학교 .

학생회비, 수업 교재비, 준비물, 학생회 이벤트 참가비를 여기에 넣었다. 전체 더해보니 132.9유로였다. 핀란드어 기초 수업을 들으면서 Suomen Masteri라는 핀란드어 교재를 구입한 것, 알토대학교 경영대학 학생회(KY)비(이걸 내면 학생회에서 여는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같은 것들이 있다.

KY 학생회비 57유로

Overalls(마치 과잠 같은 옷) 20유로

Suomen Masteri(핀란드어 교재) 45.9유로

팀플에서 쓴 돈(준비물) 4유로

약 16만 원



 기타 . 

꼭 필요하진 않았지만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지출이다. 귀여운 인형이나 디스코팔로(디스코볼)를 산 것, Gap이랑 UFF(헬싱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세컨드핸드샵)에서 산 스웨터 같은 것들이다.

영화를 보러 가거나 친구들과 당구를 친 것, 박물관과 미술관 입장료, 그리고 아이스링크 입장료도 있다. 아이스링크는 매년 겨울, 서울 시청 앞 광장에 생기는 아이스링크 비슷하게 헬싱키 중앙역(Central Railway Station) 옆 광장에도 만들어진다. 서울광장처럼 신발 대여료와 1시간 입장료를 받는다. 그리고 숙소(HOAS)의 문이 닫히는 바람에 (경비원과 비슷한)시큐리티를 불러 문을 여는데 들었던 비용도 여기에 넣었다. 그 외에도 마스크, 스웨터를 산 것도 포함해 대략 349.4 정도 썼다.

헬싱키대학교 자연사 박물관 LUOMUS  입장료 8유로

영화 티켓(친구들이 보러가자고 하여 부산행을 보았다) 9유로

헬싱키 미술관 HAM 입장료 8유로

헬싱키 중앙역 아이스링크 10유로

놀이공원 Linnanmaki(1950년에 설립된 헬싱키의 놀이공원) 19.2유로

HOAS 시큐리티 33유로

헬싱키 아테네움 미술관(ATENEUMIN TAIDEMUSEO) 입장료 11유로

약 44만 원


기타 지출 - 디스코팔로, 양초+성냥, 초콜릿, 뱅쇼, 그리고 갬성을 구입했다.





수입

사실 수입이라고 쓰기엔 무척 소소하긴 하지만, 핀란드에서 빈 병을 슈퍼마켓에 팔아 돈을 벌 수 있다. 핀란드에서 판매되는 모든 음료수 병과 캔에는 보증금이 붙어있다. 콜라 1병을 사면 콜라 값에 병 보증금까지 지불하고, 나중에 슈퍼마켓에 병을 되팔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식이다. 병마다 보증금 가격이 조금씩 다른데, 작은 알루미늄 캔 0.15유로, 1.5L짜리 플라스틱병은 0.40유로이다. 0.40유로를 우리나라 돈으로 하면 500원 정도인 셈이니, 그냥 버리리기엔 아깝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도 빈 병을 잘 모아두었다가 슈퍼마켓에 되팔곤 했다. 큰돈은 아니었지만 학생인 나에게 꽤나 쏠쏠한 금액이었다.


 빈 병 팔기 . 

한 번은 헬싱키에 있는 시벨리우스 공원(Sibeliuksen puisto)에서 KY 학생회의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행사에서 여러 사람들이 계속해서 음료수를 마셨기에, 거기서도 빈 병이 매우 많이 나왔고 구석진 곳이나 나무 아래에 아무렇게나 버려졌었다. 때 마침 초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공원 옆을 지나가는데, 우리의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듯 했다. 그러더니 잠시 후, 커다란 비닐봉지를 가져와서 그 병을 줍기 시작했다. 나는 "저쪽 덤불 아래에도 많이 있다."라고 알려줬고, 그 아이들이 병을 전부 주워갔다. 이런 식으로 길에서 병을 줍는 건 누구나 하는 분위기였다.


빈 병을 팔아서 번 돈 약 21유로

약 2만 원




슈퍼마켓 영수증 - 여행에서 영수증도 기념으로 챙기는 편인데, 어쩐지 초반부 영수증은 보이지 않고 후반부 것만 조금 남아있다.



Travel Card에 5유로를 충전했다. 카드에 남은 금액(Balance)은 8.30유로.


왼쪽 영수증은 빈병을 판매하며 받은 것. 오른쪽 영수증엔 콜라 1.5L짜리 두 병을 사면서 지불한 0.80유로 병 보증금이 쓰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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