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여행 07

by 분홍

희한하게 주말에도 알람을 맞춰놓는 나는, 그 시간에 일어날 것도 아니면서 알람을 끄고 다시 자곤 한다. 오늘도 그랬다. 눈을 떠보니 9시가 다 됐다. 눈꼽을 대충 떼어내고 1층 로비에 있는 식당에서 조식을 먹었다. 여느 호텔처럼 아메리칸 스타일의 뷔페식이었다. 이 빵조각은 집에 있으면 유통기한을 넘기기 일쑤인데 왜 이런 데서는 '있어' 보이는지 모르겠다.


오, 드디어 온천물의 수영장! 내가 먼저 들어와서 준비운동을 하고 있는데, 저쪽에서 남편이 들어왔다. 근데 1레인에서 수영을 하던 아주머니가 남편을 먼저 반기며,


"샤워하고 들어오셔야 돼요."


남편은 개념없는 사람으로 오해받았지만, 샤워하고 왔다며 그나마 친절히 대꾸했다. 욱하는 성격이라 조마조마했지만 다행히 조용히 넘어갔다.


수영은 남편이 취업이 안 되던 시기에 나보다 더 큰 힘이 되어주었던 운동이다. 그래서 우린 숙소를 고를 때 이왕이면 수영장이 있는 곳을 선택한다. 유성호텔 수영장은 물도 좋지만 사람도 거의 없고 깊이도 적당해서 수영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체크아웃 시간이 다가와 아쉬움을 남겨둔 채 사우나로 향했다. 이렇게 뜨끈뜨끈한 온천물에 몸을 담근 지가 얼마만인가. 내가 들어간 곳은 초음파탕이었는데 뜨겁기도 했지만 손발이 찌릿찌릿하여 오래 있을 수 없었다. 옆 쑥탕도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이 놈의 체크아웃. 탕에 10분도 채 있지 않았는데 몸은 벌겋게 익어 있었다.


후다닥 정리하고 내려오니 정확히 12시였다. 시원한 음료로 목을 축이고 이제 집에 돌아가기 위해 대전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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