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4 50호 가수를 보며
나는 티비는 잘 보지 않고, 유튜브가 추천하는 인기있는 영상만 보는 정도
추천한 영상이 현재 방영중인 싱어게인4로 무명가수들의 오디션 프로그램. 그 중 며칠전 방영된 50호 가수의 첫 무대를 봤다. 조금 늦게본 후기랄까
잘가, 대화가 필요해, 김밥 등 유명한 히트곡이 많은 가수 자두님.
그 가수가 무명이 아님에도 나온건, 본인이 하고 싶었지 않았던 장르의 음악으로 성공했던 본인이 스스로가 참 부끄러웠고 창피했다고 한다. 그래서 30대 이상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유명한 노래들과 사이가 멀어졌었다고. 그렇지만 지금은 다시 이 노래들과 가까워지고 화해하고 싶다고 했다.
그녀의 솔직한 고백을 보고는 아 그랬구나 싶었다. 본인은 큰 용기가 필요했을수도 있었겠고, 살짝 웃으면서 말하는 그녀가 조금 경직되어보이는 표정같이 보임에도 크게 어떤 느낌이 든건 아니었다.
아하 하는 느낌과 약간의 울컥한 감정은 그 이후에 심사위원의 감상평에서 였다.
심사위원 코드 쿤스트가 말했다.
본인은 하고 싶은 음악만 했었고 하고싶은 음악으로 성공했었다고.
하고싶지 않은 음악을 하는것, 하고싶지 않은 음악으로 성공을 하는것은 굉장히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이 감사평을 듣고 나서 울컥. 이말이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이었구나.
나는 고등학교때는 문과였다.
과학에 흥미가 없었고, 고등학교 1학년이 되어서 소설책을 많이 읽었다. 비록 큰 비중은 무협지였지만 (지금은 기억이 하나도 안난다. 액션영화가 취향인걸 보면 이때가 내 취향의 시작점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한 선택이다. 그렇다고 국어를 잘했던건 아니고, 다른 문과생들이 흥미있어하는 영어나 혹은 사회탐구영역의 어느 과목에서도 나는 크게 흥미가 없었다. 오히려 내가 가장 잘하는 과목은 수학이었다.
대학에서 전공은 응용통계학.
1학년때 상경대학으로 입학하여 무역학과, 경제학과 그리고 응용통계학과를 선택할수 있었는데, 당시 응용통계학과의 과대 선배가 친절하게 학과의 최고 특장점인 희소성을 어필했고, 아주 쉽게 어필되었다.
무의식중에 그나마 잘하는 과목이 수학이니 낫지 않을까 생각도 했었다. 그 생각은 2학년이 되고 전공필수로 듣도보도 못한 미적분을 배경지식으로 하는 통계수학, 수리통계 수업들을 들으면서 와장창 깨졌고, 전공과목들에 어질어질 힘들어 하면서 겨우 졸업만 했으니 또 내가 엄청나게 수리형 인재가 아니긴 하다.
아참 나는 기억을 못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만난 과선배가 알려줬다.
나 대학때 무리에서 유명한 백치였단다. 이름도 있었네 BC(백치)클럽 3인방. 아 맞다.
사실 졸업하고 취업이 안되서,
집에서 놀고 있는 나를 보며 나의 친언니가 수학을 곧잘하는 편이니 너라면 잘할수도도 있겠다며 가볍게 추천한 직업이 회계사였다. 그 추천에 시험공부를 시작하고 직업을 갖게되면서 지금까지 재무, 회계일만 한지 10년 이상이 되었다. 어느새 ENFP였던 내 성향은 INTJ 에 더 가까운 사람으로 변했다.
사실 괜찮다가 10년차쯤 되어서 현타가 왔었다. 이 길이 내길이 맞을까. 꽤 오래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50호 가수인 자두님과 비슷한 마음이다.
좋아서 시작한건 아니지만, 이게 나구나. 잘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제법 커리어를 잘 이어져 온 내 기준에서는 감히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이것도 나의 모습이고 이제는 이 업무를 제법 좋아하게 되었구나.
매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즐겁다.
어느곳에서 읽었는데, 사람은 어떤것을 잘해야 즐기게 되고 좋아하게 된고 한다.
걷지도 못하는 아기들이 잘한다 잘한다 하는 부모의 격려에 신나게, 웃으며 반복해서 걷기와 뛰기를 결국 마스터 해내는 것과 같이. 나도 잘한다 칭찬에, 순조로운 이직에 즐기면서 일하게 되었고 좋아하게 되었다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시작하지 못해서 고민인 사람이 있다면 알려주고 싶다.
조금이라도 자신있고 잘하는 일에서 시작을 하셨으면, 이제 곧 그일을 즐기고 좋아하게 될 날이 올꺼라고.
혹시 잘하는 것에서 시작하지 못했다면, 지금 잘하는 걸 먼저 찾아서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