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의 사랑법

by 소운

심장이 없는 해파리는 사랑을 어떻게 배울까.

어쩌면 그들에게 사랑은 혈관을 타고 흐르는 피가 아니라 물결을 따라 번져가는 빛일지도 모른다.


바람이 잠든 바다에서 해파리는 한참을 떠다닌다. 스치듯 마주친 파도의 흔적을 기억하고, 한순간 머무른 온도를 품는다. 그 기억이 곧 사랑이 되고, 사랑은 다시 해류가 되어 그들을 어디론가 이끈다.


우리가 영원이라 부르는 건 사실 끝없는 그리움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해파리는 멈추지 않는다. 잃어버린 파동을 찾아 사라진 빛을 좇아, 오늘도 투명한 몸으로 바다를 헤맨다.


그리고 그 끝없는 유영이야말로 심장이 없는 존재가 할 수 있는 가장 완전한 사랑의 방식일 것이다.


그러니 심장이 없다고 해서 사랑을 모른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쩌면 심장이 없는 그들이야말로 가장 순수한 방식으로 사랑을 살아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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