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오지 않은 내일의 내가, 오늘의 당신께

by 소운

오늘의 당신께


오늘의 당신은 아마도 모르실 겁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주 조용하고 작은 기적이 찾아올 거라는 사실을요. 기억은 폭죽처럼 요란하게 터지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 오래 바라본 촛불처럼 잔잔히, 그러나 끈질기게 빛을 낼 것입니다.


그건 거창한 사건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길모퉁이에서 불어온 한 줄기 바람, 기억 속에서만 있던 향기를 품은 낯선 골목, 아무 말 없이 건네진 따뜻한 종이컵, 혹은 하루 종일 흐리던 하늘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만 잠시 열리고 붉고 황금빛이 뒤섞인 노을을 흘려주는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내일의 저는 그 장면을 아주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날, 당신은 아무런 기대 없이 그 자리에 있었지만 세상은 마치 오랜 약속이라도 한 듯 그 장면을 당신 앞에 펼쳐 보였습니다. 아, 아직 이 세상에는 나를 위한 준비된 장면이 남아 있구나.


그러니 오늘의 당신, 혹시 마음이 무겁더라도 잠시만 믿어 주시길 바랍니다. 좋은 일들은 늘 우리가 모르는 사이 다가오고, 마지막 순간에야 그 발자국 소리가 들립니다. 그 발자국이 이미 당신 쪽을 향하고 있다는 걸 내일의 제가 보았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당신이 걷는 오늘의 길 위에는 아직 피지 않은 꽃들이 숨어있습니다. 그 꽃은 아직 작고 여리지만, 당신이 걸음을 멈추지 않는 한 어느 날 불현듯 한꺼번에 피어나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 당신은 가까운 자리에서 그 꽃잎이 열리는 소리를 듣게 될 것입니다.


그때 당신은 깨닫게 될겁니다. 기다림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그리고 지금의 하루하루가 모든 그 빛을 향한 여정이었음을.


오늘의 당신께 내일의 제가 이 확신을 전합니다. 앞으로 당신의 날들에는 아직 쓰이지 않은 행복의 문장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페이지를 넘기는 날, 당신은 오늘의 이 편지를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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