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편. 앞으로의 10년, 나는 이렇게 살고 싶다

50대, 다시 시작되는 나의 시간

by sunny




이제는 나답게, 천천히 살아가고 싶다

오십대, 한편으로는 서글픈 나이라는 생각이 든다.
갱년기와 더불어 여자로서의 삶이 끝나는 시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건 끝이 아니다. 새로운 시작이다.


이제는 ‘여자로서’가 아니라,
남편과 아이들, 부모 부양에 대한 부담으로부터 벗어나
진짜 나 자신을 찾아가는 출발점이다.


그동안 가족을 챙기고 자녀를 키우느라
하고 싶지만 미뤄두었던 일들을
이제는 하나씩 찾아 나를 채워가고 싶다.




요즘 나는 조경기능사 실기시험을 준비하며
주 3일, 3시간씩 야간 수업을 듣고 있다.
도면 그리기에 열중하다 잠시 쉬는 시간,
센터 로비 벽면에 걸린 수강생들의 유화 그림을 보며
‘나도 저런 그림을 한번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한 번도 그림을 제대로 배워본 적은 없지만,
시니어의 취미로 시작해보면 꽤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듯 오십대부터는 내가 하고 싶던 일, 배우고 싶던 것을 찾아
내 삶의 마지막 여백을 스스로 그려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정말 멋진 일 아닐까.


나는 육십대가 되어서도
내 몸이 허락하는 한, 경제적 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다.
사십대 때처럼 큰 수입을 내지 못하더라도 괜찮다.
이제는 돈보다 의미 있는 일,
나를 건강하게 유지시켜주는 일이 더 중요하다.


예전에 친정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내 친구들이 정년퇴직하고 일을 안 하니까
금세 확 늙어버리더라.”


아버지는 군무원으로 정년퇴직하신 후에도
지금까지 손수 농사를 지으신다.
그래서인지 여전히 건강하시다.
반면, 아버지의 친구분들은 대부분 세상을 떠나셨다고 한다.


사람은 나이를 먹어도 무언가 할 일이 있어야 한다.
그 일이 내 건강을 지키고,
결국은 자녀의 삶까지 지켜주는 길이 된다.
부모가 아프면, 자식이 자기 삶을 온전히 살아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10년,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다.


글을 쓰고,
추억의 음악을 듣고,
내가 운영하는 음악 채널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며
배우고 싶은 것을 계속 배우고,
몸이 움직이는 한 사회적 활동을 이어갈 것이다.


나는 더 이상 ‘누구의 아내’도, ‘누구의 엄마’도 아닌
‘나, 써니’로서의 10년을 살아가려 한다.




과거는 내 발밑의 단단한 흙이 되었고,
미래는 아직 비워진 캔버스다.
나는 오늘도 그 위에,
나답게, 천천히 색을 채워 넣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나의 인생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써니의 진로 리셋 일기 – 끝〉

하지만, 나의 이야기는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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