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갑자기 평소와 다른 일을 했을 때나 어딘가 새로운 곳에 갔을 때보다 오히려 일상생활 속에서 더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가령 침대에서 일어나 바닥에 발을 디뎠을 때 보일러의 따뜻한 온기가 느껴질 때 행복하다. 이불 시트의 빳빳하면서도 바스락한 촉감이 느껴질 때 행복하다.
침대에서 바닥 요의 부드러움이 느껴질 때 행복하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오늘이 토요일이라는 것이 생각났을 때 행복하다.
자기 전에 이루어지는 리추얼(씻고, 양치하고, 교정기를 끼고, 일기를 쓰고, 성경을 읽는 것)을 모두 끝낸 후 침대에 누울 때면 행복하다. 너무 피곤할 때는 이 리추얼들 중 몇 개는 생략되곤 한다.
분리수거를 다한 후 깨끗해진 집을 봤을 때 행복하다.
대청소가 된 날 외출했다 집에 오면 행복하다.
마사지하다 잠이 들 때 행복하다.
계절이 바뀔 때쯤 입고 싶었던 옷을 마침내 입게 되었을 때 행복하다.
브런치에 글을 올렸을 때 라이킷을 받을 때 행복하다.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그는 그 순간 행복하다.
샤워할 때 온수의 따뜻함이 피부에 느껴질 때 행복하다.
한 시간 구운 고구마의 김이 모락모락 나며 노랗게 익은 속을 먹을 때 행복하다.
행복이라는 건,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닌 도처에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순간순간의 기쁨들이 모여 나의 삶을 이루고 리추얼을 완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