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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인이면 몰디브에 다녀올 수 있습니다

Roux pere & fils Meursault 루 페레 에 피스 뫼르소

몰디브의 섬에는 다양한 럭셔리 호텔 브랜드들이 자신만의 철학과 디자인, 그리고 서비스를 갖춘 숙소를 조성해두었다. 그래서 매년 도심 속 인파들을 피해, 지친 몸뚱이를 힐링하고자 비싼 비용을 지불하면서 인적이 드문 자연 속 숙소를 찾는다.


몰디브의 수도로부터 칠흑같이 어두운 밤바다의 거친 파도에 사정없이 튕겨대는 제트보트를 타고 인근 섬으로 이동한다. 그렇게  시간 정도   위장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면 하나둘씩 멀미로 괴로워하며  휴양지로  것을 후회하는 표정을 짓는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런 수만리 외딴 섬까지 왔나 싶은 생각이  때쯤 도착하면 환하게 맞이해주는 호텔 직원이 구세주처럼 보인다. 그의 안내를 받아 육지의 밴으로 옮겨타면 그때부터는 안도감과 설레임이   어딘가에서부터 차츰 일렁임을 느낄  있다.


다음날 아침 찾아간 해변가에 차려진 식당에서는 다채로운 열대과일과 스리랑카 음식, 이국적인 향신료의 향연에 모두 맛봐야겠다는 무모한 도전정신이 한껏 차오른다.


향은 잊혀진 기억을 불러내는 강력한 열쇠라고 누가 그랬던가. 이 와인의 향은 그 무모함이 떠올라 웃음을 자아내게 해준다.


향을 넘어 맛을 보자 친숙하지만 어딘가 다른 사과부터 스타프룻, 패션푸룻, 용과같은 이상야릇한 과일 맛이 입가에 휘몰아친다.


콧속으로 느껴지는 여운 속에는 다채로운 과일 뷔페를 휩쓸고 디저트로 카라멜라이된 초콜릿까지 끝내버린 기분까지 있다고 하는 것은 너무한 과장일까.


달달함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잘 하는 매력적이고도 깨발랄한 와인이다. 자칫 너무 달면 혀가 지치고, 그렇다고 당도가 어설프면 다른 맛이 튄다. 마약같은 단맛의 밸런스는 뫼르소가 최고다.


오늘도 이렇게 비교적 싼(?) 값에 몰디브를 다녀온다.



Roux pere & fils Meursault 2018

도멘 루 페레 에 피스 뫼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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