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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같은 와인

 Leeuwin Estate 르윈 에스테이트 아트시리즈 샤도네이

나름의 명성과 주변에서 들려준 좋은 후기 덕분에 이미 익히 알고 있는 그런 와인. 하지만 아직 접해보지 못해 내 안의 아쉬움과 갈망이 희소가치로서 더해진 그런 와인들이 있다. 


마치 연예인처럼 다양한 채널을 통해 그는 나를 잘 모르지만 나는 그를 잘 아는 그런 상황. 나도 살다 보니 연예인 몇 명과 살짝궁 알게 된 경우들이 있는데, 막상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면 평소 내 멋대로 그려왔던 혹은 미디어에 의해 학습되었던 이미지와 사뭇 다른 것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때로는 더 좋은 쪽으로, 혹은 완전히 다른 이미지로, 아니면 실망스러운 방향으로 바뀌기도 했다.


겪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이 분명히 존재한다. 사람도, 와인도, 그리고 나 자신조차도 어떤 상황을 직면하기 전까진 나라는 사람이 어떻게 대응할지 미리 알기 어렵다. 그래서 옛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어떤 것이든 직접 해보는 것에 높은 가치를 부여했고, 또 타인의 경험담을 존중해 왔다. 



이 르윈 에스테이트 아트시리즈 샤도네이는 나에게 연예인 같은 와인이었다. 잘 알고 있고, 남들에 의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경험해보고 싶었지만 딱히 기회는 없었던 그런 와인. 너무 비싸서는 아니다. 돈과 시간을 동반한 노력을 충분히 했다면 진작에 마셔볼 수 있었겠지만, 나는 그렇게 깊이 있는 덕질을 하는 체질은 아니기에 변변한 자리를 이제껏 만들어내지 못했다. 혹은, 마셔보고 싶은 와인이 이미 너무 많은 탓도 있겠다. 마치 실시간으로 늘어가는 아메바처럼 마셔볼 새로운 와인들이 증식하기 때문이다.



좋아했던 연예인은 수년, 수십 년의 세월이 흘러도 근황이 궁금해진다. 세상 쓸데없는 짓이 연예인과 재벌 걱정이라고는 하나 내 삶에 어떠한 형태로든 발을 디뎠고 영향을 미쳤으며 그 일부는 내가 되었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몇몇 연예인의 근황을 궁금해하는 것이 그리 못난 짓은 아니라고 생각이 든다.


이 와인도 그렇게 될 것 같다는 것을 마지막 잔을 마시며 깨달았다. 앞으로 내 인생 가운데 드문드문 스치듯 떠올라 다시금 찾아볼 그런 와인으로. 






Leeuwin Estate Art Series Chardonnay 2020

르윈 에스테이트 아트시리즈 샤도네이

 

랭튼 최상위 등급인 'Exceptional'에 올라 호주의 최고 화이트와인이라 불린다. 샤또 무통 로칠드처럼 매년 라벨에 아티스트의 작품이 들어가 소장 욕구까지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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