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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상우 May 23. 2024

마흔 즈음에_Part 1.

지난밤 잠들기 전 아들이 평소와 다르게 피곤해하는 아들이 투정을 부리며 잠에 들었다. 이제 겨우 초등학생인 아들은 가끔 잠자리 들기 전 볼맨 소리를 하다가 잠자리에 든다. 주된 내용은 학창 시절 우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더 늦게까지 놀고 싶고 빨리 토요일이 왔으면 하는 어찌 보면 전 세계 아이들의 공통된 소원일지도 모르겠다. 아들에게 '20년을 놀고 60년을 고생할 것인지, 20년을 고생하고 60년을 놀면서 살 것인지는 네가 결정해라'라는 어이없는 타박을 주고 강제 취침을 시키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나도 속으로 한 마디 던졌다. '나도 출근하기 싫다, 일하기 싫다, 내일 아침 이 이불속에서 안 일어나고 허리가 끊어질 때까지 자고 싶다.'


40대가 중반을 향해 가면서 인생의 여러 질문 중에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나?'에 대한 질문은 자연스럽게 찾아가는 것 같다. 하지만 한해 한해 흘러가며 더욱더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질문은 '나는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나?, 어떻게 살아야 하나?, 어떻게 살아야 앞으로 나, 우리 가족이 지금 보다 더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을까?'이다. 성공한 CEO, 명강사, 저명한 인사들의 성공담, 삶의 지침서 등을 열심히 보면 다 맞는 말이, 옳은 말이고 좋은 말이지만 그뿐이다. 결국 그들의 주옥같은 충고는 내 삶에 반영이 되지 않는다.


'무엇을, 어떻게 살야 하나?'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보고자 22년을 시작하며 나는 몇 가지 목표를 세워봤다. 하나는 15분 일찍 일어나서 30분 일찍 출근하자, 그리고 주어진 30분을 공부에 투자하여 1개~2개의 자격증 시험을 보자.

2가지 목표 중 전자는 진행 중이나 후자는 6개월을 가지 못했다. 또 하나의 목표는 지방 출장은 가면 저녁에 개인 시간이 생기는 다시 한번 글을 좀 써보자 이다. 하지만 단 한 번도 그렇게 한 적이 없다.



목표를 정하고 첫 4개월은 어떻게든 내가 만든 30분을 공부에 투자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던 거 같다. 그러다가 5개월 차부터 회사 프로젝트로 일이 밀리면서 공부가 아닌 일에 시간을 투자했고 지금은 남들보다 30분 일찍 업무를 보닌 모범 직원이 되어 버렸다. 한 달에 2번 지방 출장을 다니면서 이동 시간 평균 3시간, 사람들과 미팅 시간 평균 4시간 정도를 소모하고 저녁에 모텔에 들어오면 결국 핸드폰과 TV에 눈이 팔린 체 새벽까지 빈둥 빈둥 거리다 잠이 든다. 결국 22년 초 내가 세웠던 모든 목표는 15분 일찍 일어나기 하나만 남고  모두 물거품이 된 채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그리고 12월 끝자락 나는 다시 '무엇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질문을 반복하며 22년 한 해를 마무리하고 말았다.


나에게 있어 삶의 모토, 지침서라고 할 수 있는 책이 하나 있다. 대학교 시절 읽었던 '시크릿'이라는 책이다. 내용은 아주 단순하다. 하나의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마음속으로 되새기면 언제 가는 그 목표와 꿈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나는 가능하면 항상 내 일과 관계없이 나만의 목표를 세우며 산다. '죽기 전에 나만의 카페를 차리기', '내가 관심 있는 분야의 자격증 따기.', '꼭 내가 지필 한 책을 한 권 쓰기.' 등이 대표적인 목표다.


카페를 오픈하기 위해 한 동안 바리스타 자격증도 따고 커피 박람회도 열심히 다녔다. 하지만 아이들이 생기고 책임져야 할 식구들이 늘어나면서 쉽게 안정적인 직장과 수익을 버리고 모험을 할 수 없었다. 업무와 관련하여 내가 관심 가지는 분야에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직장인의 삶에 밀려 그 또한 쉽게 포기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나의 목표, 꿈을 버린 것은 아니다. 아직 그것들은 진행 중이다. 단지 나의 목표, 꿈이 '무엇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오히려 더 깊어져 가는 것이 또 하나의 고민으로 다가오고 있다.


커피를 배울 당시 누군가가 나에게 그런 말을 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내 생계를 좌우하게 되면 그것은 더 이상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되지 않는다고 그래서 커피가 좋아서 창업을 한 사람들이 1년이 되지 않아 쉽게 본인의 일에 후회를 하게 된다고. 그렇게 생각하면 내가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목표, 꿈은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나의 질문에 정답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오히려 오답일 확률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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