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instagram.com/p/DS_9h4Hk-Uv/?img_index=10&igsh=MTl2czllZnpwMWg3aw==
Instagram의 누나루루님 : "재밌음!!!!"
64 likes, 1 comments - nuna.ruru - January 1, 2026: "재밌음!!!!". www.instagram.com
인스타그램을 뒤적거리다 엄마와 같이 나가는 연애 프로그램에 대한 게시글을 봤다. 자식방생 프로젝트 합숙맞선이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이었다.
통념상 연애에 부모님이 끼면 되던 연애도 잘 안 된다. 마마보이, 걸은 걸러야한다부터 효자랑 결혼은 절대 안된다까지. 부모님의 참견은 연애의 죽음이고 개인이 주체적인 한 사람으로 설 수 없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2026년, 인간이 주체성을 찾아 떠난 지 백 년은 한참 넘은 어느 해에 어머니와 함께 하는 연애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처음 보고 사뭇 당황스러웠다. 남의 연애를 걱정하는 차원이 아니라 저 안에서 사랑이 싹틀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상대랑 썸을 타보려다가도 상대의 어머니가 반대라도 하면 잘해보기 참 애매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입장에서 어머니와 합숙하며 연애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명의 젊은이에게 저 프로그램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어머니를 보고 상대 집안을 파악할 수 있다. 연애 때는 몰랐는데 상대의 부모님이 결이 안 맞아서 결혼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 안에서 어머니늘 미리 보기 때문에 상대방의 가족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결혼하는 사람 수는 적지만 결정사가 흥하는 것도 조건을 따져서 실패할 확률을 줄이고 싶기 때문이다. 이 프로는 재산, 직업, 외모와 같이 표면에 보이는 것을 넘어 결혼 후 큰 영향을 미치는 가족도 봐서 리스크를 줄여준다.
상대 집안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는 것 외에도 상대에 대한 책임도 엄마한테 넘길 수 있다. 엄마가 고른 사람 만나서 끝이 이상해도 엄마 탓을 할 수 있다. 엄마가 고른 사람 만나서 잘 살면 그거대로 다행이다. 청년 세대들이 힘든 이유는 인류 역사상 유래 없는 자유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자유에는 무거운 책임이 따르고 그 책임은 사람을 짓누른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롭고 싶지만 막상 자유로우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고 막막한 것이다. 그래서 연애라는 가장 개인적인 감정인 사랑을 기반으로 하는 관계에 대한 책임을 엄마한테 넘길 수 있는 것이다.
엄마와 같이 나오는 연애 프로그램은 세태와 가장 이질적으로 보여도 세태에 가장 충족하는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