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뛰는 일을 하라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

by Ella

이번 소개드릴 책은 켈리 최의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입니다. 그녀의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자서전 형태의 책으로 자신의 실패와 실패로부터 배운 점, 성공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켈리 최 저,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 출처: Naver

켈리 최는 현재 유럽 11개국 1200여 개 매장에서 연매출 5400억 원을 달성한 ‘켈리델리’의 창업자입니다. 그녀가 말하는 성공의 법칙, 진정한 성공과 자유에 도달하는 법 7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일어서기만 해도 삶은 다시 시작된다.
2. 나만의 기준을 세워라.
3. 100권의 책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라.
4. 결국 답은 현장에 있다.
5. 도움을 받고 싶으면 도움을 청하라.
6. 운을 내 편으로 만들어라.
7. 비전을 제시하라.

이 책에서 제시한 법칙 중 가장 와닿았던 것은 ‘비전을 제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켈리델리는 ‘아시아의 라이프스타일을 유럽에 알리는 회사’라고 명명한 점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만약 그녀가 제시한 미래가 단순히 초밥 도시락을 만들어 파는 회사였다면, 아마 켈리델리가 이 정도까지 좋은 실적을 내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켈리 최는 초밥 도시락을 단순한 식사가 아닌 문화의 하나로 받아들임으로써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돈이 아닌 상상력으로 설득하라’는 문구를 보며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어떤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을 설득할 때 가장 많이 고민하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상상력을 생각보다 많은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령, 의사결정에도 많은 영향을 줍니다. 설득이란 단순한 사실 열거를 통해 수치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꿈을 파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상대에게 지금부터 할 일과 그 미래를 머릿속에 그림처럼 상상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멋진 일입니다. 사람들은 그런 상상력에 매료되어 투자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켈리델리의 기업문화였습니다. 크게 Totally Together (전적으로 함께), Constantly Curious (끊임없는 호기심), Expertly Excellent (전문적인 완벽함), Humbly Honest (겸허하면서 정직하게), Positively Passionate (완전히 열정적으로)로 5가지 원칙이 있는데 굉장히 이상적인 기업문화였습니다. 최근 일과 생활의 밸런스를 중시하는, 소위 ‘워라밸’을 중요시하는 분위기에 잘 맞는 트랜디한 기업문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4장에서는 이러한 기업문화가 나오게 된 바탕이 되는 켈리 최의 가치관이 담겨있었는데, 특히 4장에서 시간을 절약함으로써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이메일 하나에도 고민한다는 이야기를 보며 비효율적인 시스템에 윗사람들의 능력을 의심하던 직장인들이라면 크게 공감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켈리 최는 여성이자 한 아이의 엄마임을 강조했는데, 켈리델리의 기업문화는 ‘켈리 최’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평소 자기계발서를 즐겨 읽는 편이 아니어서, 이번에 추천받지 않았다면 아마 읽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책에 대한 사소한 관심이 생겨야 속도감 있게 책에 빠져드는 저에게 단순히 자기계발서라는 말로 소개받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첫 장에 있는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의 추천 글의 첫 문단이 이 책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것 같습니다.

돼지는 골격 구조상 15도 이상 목을 들지 못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돼지도 하늘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걷다가 발을 잘 못 디뎌서 넘어지면 하늘을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끔 넘어져봐야 평상시 보지 못했던 새로운 가능성을 볼 수 있습니다. 즉, 실패를 해봐야 겸손한 마음으로 성찰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냅니다.
성공만 거듭한 사람보다 색다른 실패들을 경험한 사람이 변화에 더 잘 대처하고 성공을 오래 유지하는 법입니다. 자세를 낮추고 그 원인을 분석하고 겸허히 자신을 돌아보게 되니까요. 다시 말해, 낯선 미지의 세계에 도전해야만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실패는 탁월한 실력을 기르는 원동력입니다.
-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 추천의 글, 기적은 한순간에 일어나지 않는다 中 -

사람들은 살면서 각자 다른 실패를 경험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실패를 딛고 일어나는 사람들을 결정하는 것은 실패의 크고 작음이 아닌 실패를 받아들이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실패를 지우고 싶고, 잊고 싶은 경험으로만 생각한다면, 자신의 마음을 좀먹을 뿐만 아니라 어떠한 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실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성찰한다면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부정적인 생각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실패를 했다고 생각하면, 세상이 무너질 것 같고 모든 게 끝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러다 보면 실패 자체보다는 실패로 인해 느끼는 상실감과 무력함에 집중하게 됩니다. 이렇듯 부정적인 생각들은 실패로 인한 감정에 몰입하게 만들어, 어떤 행동을 해도 실패를 만회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많은 실패들이 지나고 생각해보면 그 당시의 생각보다 큰 실패가 아닙니다. 물론, 당장의 실패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 아닙니다. 실패를 겪었을 때, 그 실패로 인한 감정에 몰입하기보다는 사실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 실패했고, 어떤 것이 부족했는지 등 자신을 한 단계 성장시키기 위해 이 경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에 중요합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많은 실패들이 생각지 못한 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만약 부정적인 생각에만 잠겨있다면, 그 기회가 오기도 전에 혹은 오더라도 잡지 못합니다. 무작정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생각이 아니라, 생각하고 행동함으로써 기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다른 사람의 시선

실패의 정의는 ‘일을 잘못하여 뜻한 대로 되지 아니하거나 그르침’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실패를 정의하는 기준은 매우 다릅니다. 다른 사람이 보았을 때 사소해 보이는 사건일지라도 스스로에게는 크게 느껴지는 실패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실패라고 생각한 그 경험으로부터 무언가를 깨닫고 나아가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약해지고 끊임없이 확인하고 싶어 집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실패에 공감하지 못하고 별 것도 아닌 일이라고 말한다면 위축됩니다. 그런 사람에게 어떤 사람들은 “그게 무슨 실패야”, “에이 다른 사람은 그보다 더해” 등의 말로 상처 주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사소한 일에 너무 신경 쓰는 것 같아서 북돋아주기 위해 말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성향, 혹은 상황에 따라 이 말은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더한 혼란으로 빠트리게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스스로를 믿는 것이지만, 인간은 스스로를 끊임없이 의심하는 사회적인 동물입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패로부터 무언가를 얻고 싶다면,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일을 겪었을 때,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생각하거나 다른 사람의 말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답을 찾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경험이나 생각이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 확신이 있을 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확신은 많은 경험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많은 책을 읽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고, 두려움을 딛고 많은 것을 겪어보면서 자신을 갈고닦아야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실패를 통한 깨달음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책 속의 그녀도 이러한 실패에서 깨달음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부딪히는 것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저 과정에서 낙담하기도 하고 포기하기도 하는데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켈리 최’라는 사람에 대해 전혀 몰랐습니다. 책의 앞부분을 읽으며 느꼈던 그녀는 대책 없다는 인상이 강했고, 특히 사장의 자리에 앉은 후에는 그 자리에 대한 이해와 책임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흔히 말하는 ‘깜냥이 안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뒤로 가면서 자신의 ‘자만심, 경험 부족, 공부 부족’에 대해 인정하고 자신의 실패를 분석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며 그녀에 대한 인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나는 ‘잘 나가던 나’를 내려놓고 ‘현재의 나’에 집중하기로 했다.
-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 p.96-

이 구절을 기점으로 불안하기만 했던 그녀가 조금씩 나아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책 속 그녀의 결정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나이인 40대가 넘은 그녀에게 과거의 영광을 내려놓고 자신의 현실을 직시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영광에 현재의 자신 사이의 간극을 못 견뎌합니다. 요즘 흔히 말하는 “나 때는 말이야”라는 말이 과거에 영광에 취한 사람들이 주로 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켈리 최는 이런 말이 아니라 “나는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며, 나이는 핑계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이가 많아 이미 무언가를 이루기엔 늦었지만 나에게도 영광스러웠던 과거가 있었다고 자랑스러워하며 현재의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는데, 그녀의 생각은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어른의 무언가였습니다. 가슴이 뛰는 일을 하라는 그녀의 말처럼 무엇을 도전하고 시작하기에 많은 나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번 책은 어른들에게 좋은 책일 것 같습니다. 돈이 얼마나 사람을 치사하게 만드는지 안다면 책에 더욱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처럼 자기계발서를 즐겨 읽지 않는 분들도 이 책을 통해 나를 바꾸겠다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실패를 겪으며 느끼는 심경변화에 집중해서 읽는다면 조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족들에게도 추천해주었는데 어머니께서는 켈리 최의 유튜브를 구독하게 되셨을 정도로 인상 깊게 읽었다고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뒤로 갈수록 공감되고 정이 갔던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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