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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차 SH 장기전세 주택 공고 분석 (7/31)

by 스테이시

장기전세 주택의 마지막 신규 물량이 포함된 공고가 드디어 등장했다. 요즘에야 행복주택이 임대주택을 대표하고 있지만, 불과 3-4년 전만 하더라도 많은 임대주택 수요자들의 원함은 장기전세였다. 장기전세, 말 그대로 전세를 장기 20년으로 해주겠다는 야심 찬 제도였다. 영구임대, 재개발 임대, 국민 임대까지는 저소득층 주거 안정이 목적이었다면, 이 장기전세는 꽤 높은 소득이어도 이용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또 시세에 비해 싸지만 결코 저렴한 느낌이 아닌 보증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은 31차 장기전세 주택 당첨자이다. 그 때라고 당첨이 더 쉬웠던 것은 아니다. 2자녀로 3점 가점표 17점을 만든 이야기는 [우리 집은 어디에]라는 임대주택 졸업사를 담은 내 졸필에 잘 담겨 있다. 장기전세 제도는 차수를 거듭할수록 많은 변화를 겪었고 결국 폐지 수순을 밟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어느 가정의 어느 시기에는 치명적으로 사랑스러운 제도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그리하여 이번 공고문의 큰 그림을 뜯어보아야겠다. 사실, 공고문이 팩트로 투척되어 있는데 왜 분석글까지 쓰는 걸까. 여러 가정이 임대주택으로 주거에 한 숨 돌리는 과정을 도우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공고문이 한글인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였다. 나도 그러했다. 이렇게 공고문을 분해해놓으면, 주거를 찾으려는 가정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이런 오지랖을 떤다. 아래 나오는 엑셀 캡처를 보면 지금 이 멘트가 공감이 되실 것이다. 어디 쓰세요, 당첨됩니다. 이런 말을 기대하신다면 죄송스럽지만 다른 글을 찾으셔야 한다. 굳이 내가 하는 일은 '사표 방지 캠페인'이랄까.



일단, 신청 접수일자 알람 저장하시고 마지막 날은 17시에 마감이다. 8월에 공공분양 고덕 강일 4단지도 진행되고, 2019 1차 행복주택 계약도 진행되고 SH공사 정말 바쁠 것 같다. 늘 애써 주심에 참 감사했지만, 신청자들에게는 정말 하루가 1년 같다.


원래 리츠로 넘어간 녀석들만 이 문구를 달고 나왔던 것 같은데, 흠, 일반 물량도 이 문구가 붙었다. 그럼 이번 당첨자가 20년을 살 수 있는 게 아니라, 그 주택이 공급된 최초 시점부터 20년까지 라는 걸로 해석될 수 있다.


이 기준표에서 내가 혹은 우리 가족이 어디에 속하는지 칠해보시면 좋겠다. 왜냐하면 소득에 따라 지원 가능한 곳이 다르고, 또 우선권을 주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덩어리로 있는 공고문을 여기서 사과처럼 쪼개 볼 것이다. 일단 임대주택은 장기전세도 그렇고 직접 지은 건설형이 있고, 재개발 재건축 시 매입한 매입형이 있다. 그리고 건설형 매입형 두 가지 분류도 평형에 따라 세분화된다.


1) 건설형 50 제곱미터 미만 집들 : 소득 70% 이내에게 우선권이 있고, 국민임대처럼 인접 자치구가 1순위.

2) 건설형 60제곱미터 이하 : 소득이 70% 이내이고 청약 24회 이상이 1순위


3) 건설형 60 제곱미터 이상 85 이하: 소득 120% 이내에서 청약 24회가 1순위


4) 건설형 대형: 소득 150 퍼센트 이내에서 청약 24회 이상이고 예치금(청약통장에 들어있는 돈이 1000만 원 이상인 분이 1순위


5) 매입형 60형 이하: 청약 24회 이상, 월 소득 100% 이하에게 먼저 우선권이 있음.



6) 매입형 60형 초과 85형 이하 : 청약 24회 이상 월소득 120% 까지 동일 경쟁



7) 매입형 85형 초과: 청약 24회 이상, 소득 150% 이내까지 동일 경쟁, 청약통장 600만 원 이상 들어있어야 함.




이제 7가지 종류 중에서 내 소득으로 어느 유형에 적합한지 찾으셨길 바라본다. 내 소득으로 어느 유형에 승산이 있는지 확인하셨다면 내가 살고 싶은 지역에서 내가 지원할 수 있는 집을 찾아보고 그 녀석들의 포지셔닝을 분석할 차례이다.


지역별로 정리한 엑셀에는 일반전형 물량만 모아놓았고, 빨간 글씨는 소득 70%에 우선권이 있는 곳이다. 소득 100%인데 무심코 넣으면 혹시 되는 곳이 아니니 참고해주시길 바란다. 물론, 물량이 분산된 지역은 전략적으로 고려해볼 수도 있으나, 많은 대안들이 있으므로 생각이 필요한 지점이다.



공고문이 나오면 지역별로 모아보기 연습을 하시면 선택에 도움이 된다. 신청유형을 보면 84형이 많은데 건설형 59형은 많은 부분 국민임대로 제도를 바꿔 입혔다. 건설형 59형들은 국민임대로 바뀌면서 보증금이 저렴해졌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다. 천왕 2 지구 1단지 연지타운 59형 장기전세에서 마곡 국민임대 59형으로 이사를 했었는데, 그 이유 중에 하나는 장기전세 59형 보증금이 몇 천만 원 더 높았기 때문이었다. 장기전세에 6개월 거주하면서 다음 재계약 5%로 할증을 어떻게 준비하지 솔직히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장기전세와 국민임대에 동시에 당첨되었던 분들 중에서는 더 저렴한 국임보다 일부러 장기전세를 선택하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그 이유는 장기전세가 재계약 시 퇴거 소득이 더 높기 때문이다. 4인 가족 기준으로 소득 70% 우선선발되는 건설형 59형에 입주했다고 할 때, 퇴거 소득은 입주지원 자격인 소득 100%의 1.5배이기에 900만 원쯤 되는 것 같다. 자, 일반전형의 마지막 절차 점수 계산을 해보자. 28점 이상이 고득점이고 지난 자료를 보면 많은 곳에서 컷은 25-26점 내외에서 결정된다. 점수가 같으면 자녀 순으로 간다. 그래서 커트라인을 보시면 24점 3자녀 이런 식으로 나온다. 1-2가구 모집하는 곳은 커트라인 예측이 큰 소용 없지만, 처음에 언급한 것처럼 사표 방지 캠페인 정도 생각해주시면 되겠다.


이제 공가에 대한 이야기를 접고 신규 물량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다. 신규 물량은 3곳이고 그중에 우선공급과 특별공급 물량이 있다. 우선공급과 특별공급의 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특이점은 신혼부부가 여기서는 5년까지이다. 참 제도 제도마다 다른 것이 매력인가. 또한 도시근로자 소득 70% 우선전형은 오히려 커트라인이 높게 형성되어버리는 현상들이 발생해왔다. 지난 결과를 SH홈페이지에서 찾아보시는 연습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우선공급과 특별공급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즉,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쓰시는 분들은 일반 전형에 한 번 더 다른 단지에 신청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물론 같은 단지에 써도 된다. 만약 두 개 다 당첨이 되어서 동 호수가 결과 날 나온다고 해도 선택할 수 없이 특별공급으로 가야 한다. 행복한 고민인가. ^^.


신규단지 스펙들을 투척하고 글을 마무리해보려 한다.

1)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

2) 휘경 SK 뷰


3) 힐스테이트 암사



흠, 힐스테이트 암사 도면이 참 특이하다. 어렸을 때 흰 종이 한 장을 놓고 도면이라고 까지 말하면 사치스럽지만 살고 싶은 집 구조 그리기를 참 많이 하고 놀았다. 수학이라는 녀석과 원수가 아니었다면 그런 쪽 전공을 한번쯤 생각해봤을 것 같다. 참, 집이라는 건 이렇게 평면도만 봐도 설레는 신기한 네모 그림인 것 같다.


집이라는 단어를 계속 품고 있다 보니, '우리 집은 어디에'라는 문구가 되었고 그 문구는 나의 첫 책 제목이 되었는데 서평 쓰신 분들이 제목 잘못 지었다고 하신 분들도 계셨다. "임대주택 200% 활용기" 이런 제목이 더 낫지 않냐는 조언도. 임대주택이라는 사회에 또 다른 바리케이드 섹션에 발차기를 날리고 싶었던 소심한 선택이었다. 우리는 처음부터 임대주택을 이용하려고 한 게 아니다. 집 고민을 하다 보니, 임대주택도 선택지가 된 것이다. 사회의 변화에 대한 이해 없이 임대주택이 주거 안정이라고 단순화하긴 어렵다. 그래서 임대주택에 입주하셔도 새 집을 분양받아도 집 고민이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가족에게 이 시기에 이 제도를 이용하는 것은 어느 돈과 바꿀 수 없는 가치가 된다. 그렇기에 난 여전히 이 제도들을 찾는 분들을 이렇게나마 응원하고 있다.


이번 장기전세를 제도를 통해, 필요한 가정들이 따뜻한 집을 만나길 기대해 본다. 2020년 새 해에는 새로운 집에서 시작하게 될 것이다. 집 하나 바뀌는 게 아니라, 사람이 바뀌고 가족이 바뀌는 변화를 꿈꾼다. 그게 이 네모 한 칸의 힘인 것 같다. 제도를 통해 가정을 지키고 세우려는 모두를 격렬히 응원하며 긴 글을 마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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