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 집은 언제나 좁을까?

많은 분들이 자신의 공간을 돌아보며 가장 많이 하는 말

by 스테이시

[우리 집은 어디에]의 원고를 며칠 전 마지막으로 검토하고 이제 내 품을 떠나보냈다.

자꾸 읽을수록 고치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담당자분께 최종 원고입니다 라는 이메일을 썼다.

그러고 나서, 이제 책이 나올 때까지 무엇을 해야 될까 하루쯤 고민했다.


친구에게 선물해주고 싶은 책을 사러 강남 교보문고에 갔다가 수많은 책 사이에 서서 이내 깨달았다.

아, 뭘 고민한 거지, 그냥 글을 계속 쓰는 것 말고 또 있나?^^;;

그리하여, [우리 집은] 두 번째 시리즈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 책은 '홈퍼니싱'이라는 미사여구를 달고 있지만,

수많은 이사를 다니고 기억도 다 나지 않은 만큼 많이 집 구조 바꾸기를 하면서,

생존과 만족 그 두 가지를 추구하게 된 집에 대한 개똥철학이다.


나는 '홈퍼니싱'이라는 단어가 한국에 있기도 전에

그리고 내가 '홈퍼니싱'회사 이케아에 살짝 발 담그기도 전에

인테리어, 가구, 집안에 대한 만족도, 실제 집 꾸미기 아니 집 활용하기 팁 등은 이미 내 인생의 일부였다.

어쩌면 [우리 집은 어디에]라는 주제보다 더 오래된 관심사 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우리 집에 오면 꼭 하는 말이 있다.

"우와, 집 넓다. 몇 형이야?"

그 질문에 대해 대답하면

"어? 우리 집이랑 똑같은데? 근데 왜 너네 집이 더 넓게 느껴지지?"

였다. 이건 내가 실제 넓은 집에 산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우리 가족 4명은 방 2칸짜리 집에 오순도순 살고 있지만,

사는 나나 방문하는 사람들이나 좁다고 느끼지 않는다.


무엇이 비밀일까?


친구들은 이어서 꼭 이 말을 했다. 내가 인생에서 제일 많이 들은 말이기에, 언젠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서를 써야겠다고 꽤 오래전에 다짐했었다. 바로 그 말은,


"스테이시, 우리 집은 어떻게 좀 안 되겠니?"


하하하, 난 이 요청 아니 친구들의 자기 고백을 들을 때마다 이렇게 대답했다.

"집에 있는 거 제가 마음대로 버려도 되는 권리를 주시면, 제가 정리해 드릴게요."


사실, 정리 컨설턴트라던가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런 분들도 역할도 있지만,

그분들의 도움은 일시적인 것이다. 잠시 도움을 받아도

결국 내가 살고 있는 집은 내 삶의 패턴이 묻어나므로

똑같은 모습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래서, [우리 집은 어떻게]라는 질문은 다른 사람이 풀어줄 수 없는 문제이며, 정답이 없는 영역이기도 하다.


서점에서 혹은 인터넷에서 인테리어 팁, 가구 배치 팁 혹은

사랑스러운 우리 집 꾸미기 등의 정보를 얻으려고 할 때,

우리가 보게 되는 것은 아주 깔끔하고 예쁜 집에 삶에 흔적이 묻어나지 않는 듯한 잡지 컷이다.


실제 내 친구 집이 올수리(리모델링)를 해서 인테리어 잡지에 실리기로 했단다.

우리가 촬영하기 며칠 전에 놀러 갔는데, 살림이 거의 없는 것이다.

최대한 삶의 흔적을 지워야 예쁜 사진이 나온다는 말이다.


이런 사진들을 보면서 우리 집도 이랬으면 좋겠다는 대리 만족을 얻을 수는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실제 우리 집에 적용할 만한 유익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 가족이 사는 집에 만족도를 높이려고 하면서,

마치 아무도 안 사는 집 같은 공간을 추구하고 있다는 허상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어떤 집을 갖고 싶은가?


사실 우리는 마음에 다 그리는 집이 있다. 그런 집을 짓거나, 그런 집으로 이사를 가면 굉장히 간단한

문제일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누구나 현재 집에 머무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왕 지금 집에 살아야 하는 거, 외출했다가 돌아와서 현관문을 열면,

'아 우리 집 진짜 왜 이렇게 좁아, 진짜 맘에 안 든다'라는 마음으로 사는 것과

'와 늘 돌아오고 싶은 포근한 우리 집' 이런 마음으로 사는 것,

당신은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팩트를 말하자면,

당신이 그 집에 살기 위해 지불한 금액은 둘 중에 어느 마음을 갖던 변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실제 집 매매가 이던지, 전세(월세) 보증금 이던지 당신이 그 집에 지불한 돈이

3억이라고 해보자. 방이 3칸이라고 가정한다면, 당신은 그 방 하나를 쓰는데,

약 1억 원가량을 지불했다.


당신의 1억 원이 당신에게 1억 원 아니 그 이상의 가치를 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No라면, 당신은 투자금 대비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가끔 재건축 재테크를 위해 선택하셔서 아주 오래된 집에 거주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분들이라고 할 지라도, 여기 사는 동안 집 값만 오른다면, 사는 동안

우리 가족이 불편한 것을 넘어 만족스럽지 않고 행복하지 않은 것은 괜찮아 라고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돈은 버는 이유도, 더 좋은 집 혹 더 만족스러운 집을 갖으려는 이유도 가족이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이 사는 우리 집에

당신은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가?


[우리 집은 어떻게] 좀 안될까?

아니면

[우리 집은 어떻게] 좀 해볼까?


당신의 선택이다.


집, 생존과 만족, 그 사이에서 서문을 마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