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정말 작은 걸까?

by 스테이시

"우리 집은 어떻게 좀 안 되겠니?"라고 말하는 분들의 다음 멘트는

"어떻게 해도 답이 안 나와. 집이 작아서." 일 때가 많다.


대부분 집이 작다 라는 말은 산술적인 수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집에 대한 감상평에 가깝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

우리 집은 내가 처음 이 집을 고를 때부터 작았던 걸까?

아니면 점점 작아지고 있는 걸까?


아마, 처음 당신이 살고 있는 [우리 집]을 만났던 순간을

떠올려 본다면, 당신은 그저 황홀했을지도 모르겠다.


"우와, 이제 여기가 우리가 살 집인 거야?"

"여기는 신랑 서재, 여기는 내 옷방"

"엄마, 이제 내 방 생기는 거야?"

"베란다 진짜 넓다. 식물도 키울 수 있겠어"

"그래도 방에 침대 넣을 자리는 있겠는 걸"


우리와 집의 첫 만남은

"반가워, Nice to meet you 너를 만나게 돼서 좋아!" 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 집에 실시간 3D 가구 배치도 마음으로 해보며,

어떻게 '살아갈지' 즐거운 상상을 했으리라.


당신은 주어진 예산에서 가능한 최상 아니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엄청나게 발품을 팔았을 것이다. 그게 몇 천이던 몇 억이던 구매하셨던지 임대하셨던지

자신의 큰돈을 아무렇게나 지출했을 리 없다.


우리는 그렇게 노력하고 심사숙고한 결정에 대해, 애착과

좋은 피드백을 주려고 더 노력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 집이 마음에 안 들게 된 것은 왜일까?


많은 분들이, 지금 사는 집 맘에 안 들어요 라고 말할 때, 궁극적 원함은 그냥 '삶의 변화' 일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점점 마음에 안 들게 된 이유는,

그냥 가만히 있었던 죄 없는 집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


그렇다고, 이사를 하면 뭐든 변할 것 같아서, 당장 이사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돈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그냥 집! 딱 집 만 보고 저 집이 더 좋네 하고 옮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약이 있는 이사 계획이던 기약이 없는 이사 계획이든,

우리는 지금 우리 집에 살 것이다. 아니 살아야 한다.


그러니, 미워하는 마음으로 미녀와 큰 집에 사느니, 혼자 움막에 사는 게 났다는

말씀처럼, 이왕이면, 집을 미워하지 마시고, 아끼고 감사하셨던 마음을 회복하고

[우리 집은 어떻게] 프로젝트를 시작해 보셨으면 좋겠다.


집을 아낀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아낀다는 표현은 사람에게 사물에게 다 쓸 수 있는데,

망가지지 않게 소중히 지키고 싶은 이렇게 해석하면 될까?


집이 인격이 있는 건 아니지만, 집도 자신이 학대당하는 것 정도는 알 것이다.

우리의 매일 늘어나는 짐과 매일 오는 택배박스를 통해서 말이다.


그래서, 또 그놈의 미니멀리즘 이야기냐고?

뭐, 다른 단어 없을까?


예를 들어, 우리 집에 짐이 다른 집보다 적은 건 사실이지만, 나는 한 번도 내가

미니멀리즘이라는 단어를 굳이 지향한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


단지 '아깝다'라는 단어를 적절한 상황에 쓰려고 노력한다.

축구경기를 보다가 골대에서 아주 살짝 골이 비켜간다면 모를까.

특히 음식 그리고 물건에 대해 아까운 건, 감정이입이 되서일 것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물건이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는 것보다

몇 억이든 몇 천이든 그 돈을 써서 내가 집으로 만족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은

더 아까운 일 아닌가?


나의 결혼 초기에는 옷이 장롱을 채우고도 여전히 많았다. 그렇다고 패션에 조예가 깊은 것도 전혀 아니다.

단벌 신사라는 별명도 어색하지 않은 나도 그럴 정도니, 조금이라도 옷에 애착이 있는 분들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그래서 남편과 둘이 앉아서 옷장을 정리하다가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어서 방법을 바꿨다.

"여보 내 옷은 당신이 골라서 버려. 내가 당신 옷을 버릴게"


이 특단의 조치는 무슨 뜻이냐면은,

나는 그 옷을 바라볼 때,

"아, 그 날 누구랑 만날 때 입었던 옷인데"

"아, 이 옷은 누가 선물해 준 옷인데"

"이건 못 버려. 언제가 몸매를 찾으면 입어야 돼서" 라던지 너무 감정이 이입되어 있다는 것이다.


남편은 내 옷에 대한 나의 애틋함을 모르니까, 쓱 보고

"이거 요즘 안 입지?"

"이건 별로 안 어울리더라"

"이건 너 이제 못 입어"

라며 정확히 진단을 내려주었다.


그래서 결국 우리는 몇 박스의 옷을 정리를 했다.

그리고 옷 수거함에 넣었다. 요즘은 나한테 필요하지 않은 것을 혹 필요한 누군가에게 나눌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서 참 감사하다.


옷 정리의 예 하나만 들었지만, 집 안을 둘러보면 모든 영역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한다.

나도 집이 가득 차간다는 신호를 느낄 때가 있다. 100이 꽉 찬 것이라면, 한 75 정도 되면 경고등이다.


바로, 책을 사서 보고 또 읽고 싶어서 쟁여놓기 시작할 때이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아무리 감동적인 책도 두 번 읽을 기회를 갖기 쉽지 않다.


결국, 킵 하고 싶은 욕심을 내려놓고,

집에 오는 손님에게 선물로 줄 때도 있고, 모아다가 중고서점에 팔기도 한다.


그렇게, 물건은 돌고 돌다가 나에게 머물다가 간 것이다.


정말 작은 건, 우리 집인지, 내 마음의 공간인지를 돌아보아야 할 때다.


20평 살 던 사람이 30평 살면 안 좁을까?

얼마지 않아 40평대 가고 싶다에 한표!

50평, 60평대 살면, 행복할까? 뭐, 글쎄

살아본 사람들 말로는 청소가 힘들단다.


돌아보면, 혼자 사는 싱글들이 집이 작다고 말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렇지만 가족이 늘어날수록 집이 작다고 느낄 수는 있겠다.


그래도, 나름 그렇게 나를 느끼게 해주는

함께 사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멋진 일 아닐까? ^^


당신이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찾을 때 보였던 그 열심과

우리 가족에게 어떤 세팅이 필요한지 관찰할 정도의 애정이 있다면,


결코, 작지 않다 우리 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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