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평이면 되겠니?

by 스테이시

가을동화라는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이 했던 대사가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꽤 오래 회자된 적이 있었다.


바로,

"얼마면 돼? 얼마면 되겠니?"


라는 대사였다.

나도 이번 챕터를 시작하면서 묻고 싶다.


"몇 평이면 되겠니? 몇 평이면 네 마음에 들겠니?"


사실 현재 우리나라는 몇 평과 몇 형이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용어에 대한

간단 정리를 하고 글을 이어가 보겠다.


예전에 어르신들은 몇 평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예를 들어 15평(원룸 구조), 18평(거실과 방 하나), 21평(거실과 방 두 개),

24평&27평(거실과 방 3개), 34평(거실과 큰 방 3개), 45평(거실과 방 네 개)

이런 식으로 이해하면 대략 감이 오실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제곱미터의 개념으로

18평은 36 제곱미터

21평은 49 제곱미터

24평은 59 제곱미터

34평은 84 제곱미터

45평은 114제곱미터라고 불린다.

분량 및 임대 등 시장에서 제곱미터를 공식적으로 쓰니 알아두시면 좋겠다.


위와 같은 변화가 진행되면서, 가금 해프닝을 겪고는 했다.


"이사 갔다며? 집은 더 넓어진 거야? 몇 평이야?"

"아 이사 간 곳은 59형이에요"

"뭐? 너 59평에 산다고?"


이런 식으로 말이다. 하하하. 그럼 이 챕터를 시작할 때 내 질문에 대한

당신의 답은 준비되었는가?


사실,

당신이 준비한 대답은 우리 사회에서 당연시하는 통념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으레 4인 가족은 34평에는 살아야지 라는 생각이 있다.

그리고 은근 34평에 살지 않는 4인 가족을 패배자로 만들기도 한다.


내가 결혼하기 전 우리 가족은 34평 전세에 살고 있었다.

하지만, 오른 전세 가격을 버티지 못하고

24평 전세로 이사를 가기로 결정을 했다.


이사 날, 이삿짐 아저씨들은 마치 우리 집이 망해서 작은 집으로

쫓겨나는 것처럼 안타깝게 여기시며, 우리 가족의 눈치를 보셨다.


"부모님이 더 작은 집으로 가시는데, 긍정적이시네요"라는 말과 함께 말이다.


정말 4인 가족에게 필요한 건 34평일까?

답은 한 가지가 아니다. 수많은 경우의 수가 있고, 그중에 우리 가족의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의 만족도를 높이려고 이 책을 고르셨다면,

고정관념은 믹서기에 갈아보셨으면 좋겠다.


우리는 돈을 아무렇게나 써도 괜찮은 그런 사람들이 아니기에,

집에 대해 고민하고, 집의 효율성 및 만족도에 대해 고민한다.

내가 이 정도 돈을 들여서 얻을 수 있는 게 이 정도면 괜찮아 라는 것이 합리적이 결정이지,

4인 가족은 34평은 돼야지 라는 누가 만든 지 모른 잣대에 기대어 감정적인 결정을 한다면,

우리 가족은 괴로울 것이다.


예를 들어 4인 가족도 구성이 천차만별이다.

아빠 + 엄마+ 영유아+ 영유아

아빠 + 엄마+ 어린이+ 영유아

아빠 + 엄마+ 중고등학생 + 어린이

아빠 + 엄마+ 할머니+ 영유아

아빠 + 할머니+ 어린이+ 어린이

엄마 + 중고등학생 + 어린이+ 어린이


셀 수도 없는 경우의 수가 있다.

하지만, 개인적 경험에 비춰 이야기해보자면, 언제 방 2개에서 3개로 넘어가야 하느냐 의

결정은 가족 구성원이 언제 내 방이 필요하다고 말하냐에 달려 있는 것 같다.

나는 무지한 초보 엄마였기에,

아기가 어린이 집에 등원하게 된 두 돌이 되자 저 녀석의 방을 만들어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결과는 명백한 실패였다. 아이는 자기 방을 자기 방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자기 방에서 아름답게 코 ~ 자는 역사도 없었다.

그리고 이내 깨달았다.


아이들에게는 우리 집 = 자기 방이다. 아이 입장에서는 자기 공간이 아닌 곳이 없는 것이다.

여기도 저기도 다 나의 놀이터 이자 가족이 함께 공유하는 공간인데,

아이들을 어릴 때부터 방에 가두려고 하는 어른들의 마음은 뭘까.

(그리고 중. 고등학생이 되면 오히려 왜 자기 방에만 있는지 다그겠지?)


이렇게 집은 몇 명이 몇 평을 써야 한다는 공식 따위는 없다.

가끔 인터넷에


"4인 가족인데 36형은 너무 좁겠죠?"

"5인 가족인데 59형 살 수 있을까요?"

"예비 신혼부부인데, 49형 너무 좁지 않나요?"


등의 글을 보면, 간절함이 결여되어 있지 않나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지금 일정의 예산을 가지고 당신은 집을 구하고 있다.

대출을 포함한 한정된 예산을 바꿀 수 없다면, 그 예산에서 최대치의

결정을 했다는 집이라면, 그냥 살아내면 된다.


어디든 못 살아 낼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아직 그리 나이 많지 않은 대 꼰대 같이 굴어서 죄송하다.


우리 부모님 세대만 해도 다들 집에 대한 사연이 있으시다.

전쟁 후 태어난 베이비붐 시대. 그분들은 형제가 기본 7-8명이었고, 자기 방이란 것을

가져 본 역사가 없이 살았다.


그분들이 결혼을 할 때에도, 번듯한 집 마련해서 한 사람이 어디 있었겠는가?

우리 시어머니께서 1년에 2~3번씩 나에게 하시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이야기의 전주는 다음과 같다.


"우리 결혼할 때는 단칸방 사글세로 시작했어. "


우리 엄마가 이야기는 더 하다.


"결혼하고 나서, 고모와 조카를 데리고 살았어"


어른들은 그런 삶을 견뎌오셨고, 이제 마침내 자기 집을 갖게 되어서 얼마 전

시어머니는 난생처음 침대를 골라보셨다. 그렇게 살아온 부모님께서 우리들에게

우리 방을 만들어 주려고 애써 주신 것, 그 마음 알기에 감사하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는 모든 것을 너무

당연히 생각한다. 집이라면, 이래야 해. 집이라면, 이 정도는 돼야 해.라고 말이다.


나의 이전 책 [우리 집은 어디에]에서 나는 신혼부부를 향한 절규,

견딜 수 있을 만큼 작은 집에서 시작해라 라는 말을 썼는데, 일부러 사서 고생하란 말이 아니다.

다만, 현재의 집을 고를 때 다음 집(혹은 이사)에 대한 밑그림 정도는 그리고 선택을 해야 된다는 뜻이다.


지금 4인 가족이 사는 우리 집은 49형이고 방은 2개이다.

이 집에는 월세 계약을 한 2년만 살 것이고, 그 이후엔 또 우리 가정에 맞는 평형을 고민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늘 가능성과 의지를 열어 두고 있다.


이 것 보다 작은 집에서라도 살아 낼 수 있는 "감사한 마음"을 갖자고 늘 되뇌어 본다.


예를 들어 같은 단지 안에서 똑같이 방이 3개인 59형과 84형이 있다고 해보자.

전세 금액이 1억이 차이 난다면, 난 주저 없이 59형을 선택할 것이다.

같은 인프라와 그리 다르지 않은 공간을 누리면서 1억을 더 낸다고?

비효율적인 일 아닌가. 인프라 같다면, 공간은 살려 쓰기 마련이다.


요즘은 젊은이들의 이런 효율적인 관점과 1-2인 가구 등의 증가로

소형평수들이 오히려 더 인기가 높다고 한다.


객관적인 수치로 소형평수라고 불리는 집에 살 때, 아쉬운 점은 단 하나이다. 정말 딱 하나뿐이다.

바로 화장실이 하나인 것. 화장실 두 개가 필수는 아니다. 하지만,

있으면 정말 도움이 되는 것이 화장실이다.


아무리 36형이라고 해도 2인 가구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앞으로 건설사들이 새로운 주택 도면을 연구해 보셨으면 좋겠다.


36형, 49형 등의 집에 굳이 욕조를 넣어서 한 화장실을 크게 하지 말고,

샤워 부스 등으로 대체하면서 화장실이 2개 있는 구조로 말이다.


이제 어느 정도 크기의 집에 살지

사회적 통념이 아닌 자신의 의지로 결정할 준비가 되셨을까?

다음 장에서는 그 결정을 좀 더 쉽게 만들어 드릴 수 있는 이야기를 할 것이다.


집에 대한 또 다른 편견에 대해 도전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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