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에 얼마나 오래 살까?

by 스테이시

집에 대한 또 다른 오해 하나를 지난 글에 이어서 소개해 보고자 한다.


집,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 집에 처음 이사 오던 날,

아니 이 집을 선택한 그 순간

우리는 생각했다.


(가능한) 이 집에 오래 살아야지.


전월세 주택이던, 임대주택이던 혹은 자가매매라면

더더군다나, 이 집이 평생 나의 살 집인 것처럼 하루를 시작한다.


자, 이제 당신 주변을 한 번 둘러보자.


한 자리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은 같은 집에 몇 년이나 산 걸까?

할머님 할아버님들 중에서는 한 자리에 몇십 년 사신 분들도 있겠지만,

아직 역동적인 사회 활동을 하는 나이라면, 한 자리에 5년 이상

사는 것,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계속 변하는 게 정상이다.


사회, 경제적 상황 그리고 가족 구성원들의 시기에 따른 필요

지불해야 되는 집 가격 등,

그리고 결정적으로 인정해야 할 것이 내 마음도 변한다.


마음의 출렁거림은 살아있는 자의 특권이니,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


우리는 어제 까지 딸기 아이스크림을 좋아했지만, 오늘부터는 캐러멜 아이스크림을

좋아할 수 있다. 우리는 그런 걸 보고, 에라 이 지조 없는 녀석 같으니라고 하지 않는다.

사실 집이 조금은 비싼 아이템이긴 하지만,

내 마음이 작동하는 법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새로 나온 캐러멜 아이스크림이 좋아지거나,

친구가 먹고 있는 오레오 아이스크림이 부러워지는 것처럼.


우리는 집에 대해서도 그런 감정을 겪는다.

지금 살고 있는 우리 집이라는 내 생애의 최선의 선택을 했지만,

인간은 고정되어 있기를 즐기지 않는다.


나는 결혼하고 8년 차 되는 지금까지 다섯 번째 집에 살고 있다.


물론 [우리 집은 어디에]를 읽으셨다면,

글을 쓰고 있는 이 사람이,

신혼 월세 집에서 국민임대 49형으로 장기전세 59형으로 또 국민임대 59형으로

그리고 행복주택 49형 그리고 민간 분양 당첨으로 말미암아

이사가 한번 더 예정된 '프로이 사러'라는

단어를 기억하실 것이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자가가 아니라서 자꾸 이사 다니셔야 되는 거예요'라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럼 자가에 사는 내 동생 이야기를 해보겠다.


내 동생은 모두가 반대하는 시기에 집을 사서, 가족 모두 엄청난 반대를 했지만,

결국 그 집을 구매했다. 몰래 계약금을 쏘고 나서도 남편이랑 둘이 많이 투탁 거리 더니.

그다음은 인테리어(올수리)를 하고 들어가냐 하면 어느 정도이냐를 가지고 엄청나게

다투기를 이어갔다.


동생은 그 집을 올 수리하자고 했고 동생 남편은 기본만 하자고 했다.

결국 치열한 혈투 끝에, 재건축될 때까지 20년도 더 살 거라는 논리로 동생은 올수리를 감행했다.


3주간 몇 천만 원을 들여서 고친 그 집은

옆 집 할머니께서

"새 댁 얼마나 집을 예쁘게 고치길래 그렇게 오래 공사를 해?"라고 할 정도였단다.


그래서 내 동생이 그 집에 산지 정확히 이제 2년이 되었다.

그런데 난 내 동생이 집을 보러 부동산에 간다고 같이 가준 게 벌써 두 번이다.


이 녀석 그 집 살 때는 20년은 산다며, 장담하더니,

이러저러한 이유로 상황 아니 마음이 바뀌어서 이제 당장이라도 이사를 가고 싶어 한다.


참, 동생이 그 집을 고를 때 이유 중에 하나는 아이가 초등학교를 길 건너지 않고

갈 수 있으며, 중. 고등학교 학군이 좋다는 것도 있었는데, 왠 걸.


동생 애기는 지금 유치원 생이고 그 좋다는 초등학교 입학하기도 전에 이사를 꿈꾸고 있다.


참, 이렇게 한 번 그 집을 선택하면 평생 아니 당분간은 이사에서

자유로울 것 같은데, 착각이다.


그러므로, 현재 집을 선택하실 때, 너무 많은 것을 충족시키는 결정을 하려고

머리 빠지게 고민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굳이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한다면,

이번 이사 다음은 어디로 갈지 정도의 방향성을 고민하시면 좋겠다.


사실, 신혼부부도 직장이 어떻게 바뀔지 어찌 예측하겠는가.

집보다 더 자주 바꾸고 싶은 게 직장이니 말이다.

그러니, 지금 사시는 집에 영구 거주할 것처럼 돈을 쓰지는 않으시길 추천드린다.


많은 분들이 집에 맞춰 가구를 사놓고,

이사 갈 집에 안 맞는다고 이야기하신다.


음, 그렇다고 가구에 맞는 집을 찾을 것인가?


난 이케아에서 몇 달 일한 적이 있는데,

이케아의 철학이 정말 나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그래서 어디로 가든 손쉽게 옮길 수 있는 가구가 필요하죠. 가벼워서 옮기기 쉽고, 집 안 어디에나 어울리는 가구를 준비해보세요. -2017년 IKEA 카탈로그 중- "



우리는 얼마나 이 집에 살지 계획은 할 수 있지만,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그것을 인정하고 전제로 한 다면, 우리 집이 어디 면 좋을지, 어떤 가구를 사고 버릴지를

조금 더 쉽게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이 챕터를 마무리하면서, 일반적으로

이사의 욕망이 불타는 시기를 말씀드리자면,


신혼에서 첫 아이가 태어날 때

이직할 때

아이가 하나에서 둘이 될 때

아이가 초등학교 갈 때 (아이 일곱 살 때 정말 이사를 많이 하신다.)


그리고 아이가 중학교 갈 때, 고등학교, 대학교 갈 때

자녀가 대학교 졸업할 때

자녀가 분가하고 나서

은퇴를 할 때


이렇게 써 놓으니 한 집에 5년 이상 살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이해가 될 것이다.

물론 모든 가정이 위에 열거된 모든 때마다 이사를 다니지는 않겠지만,

저 때마다 이사의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공공분양 그리고 더 실거주 기간이 긴 신혼 희망타운 청약에

접근 하 실 때, 실거주까지 신중히 고민하시길 추천드린다.

정말 어떤 마음이 들어도 실거주 기간을 채워서 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새 집에 5년을 왜 못살겠어라고 간단히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이사를 자주 다니는 노마드 족이 없다 하니,

이사업체도 가구시장도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싸고 좋은 혜택을 받으면서 청약에 당첨되고 나서

나중에 알고는 있었지만 8년 전매제한(집을 사고파는 것을 제한)은 너무 하네라고

불평을 한다면 너무 안타까운 일 아닌가.


너무 부동산에 몰입한 민족이긴 하지만

집을 사고파는 것이

돈을 버는 일이라고만 보는 것은 위험하지 않을까.


위에 열거한 실거주의 이유 등으로

발생하는 이사도 정말 많다.


그러므로 지금 신혼을 준비하시는 당신,

"이 집은 애 낳으면 너무 좁을 것 같아"라고 하실 필요 없다.

그 집 아마 2년 살면, 이사 가고 싶어 질 걸.. ^^


나는 결혼하고 나서만 지금 5번째 집에 살고 있다고 했는데,

매 번 집에 들어간 첫날 되도록 오래 살아야지라고 결심했고,

심지어 우리 집들은 아주 싼 가격의 서울의 새 아파트였고,

원한다면 보증금 5% 인상 내에서 20년, 30년 계약 보장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이사를 했고,

집을 사고팔면서 그 정도 이사를 했다면 세금이 엄청날 수 있겠지만,

나는 임대에서 임대로 이사를 하면서 이사비용 정도로 환경을 바꿀 수 있었다.


나 또한, 몇 번 내 마음에 속았다.


이사를 할 때마다 생각보다 이렇게 짧게 살 줄이야 라고 했으면서

4번째 집에서는 진짜 30년 살 것 같다는 착각에 내 집도 아니면서 중문, 도배, 조명 교체 등 돈 400만 원을

콸콸 쏟아부었다. 하하하. 물론 그 집 크기에 맞는 많은 가구들을 들이기도 했었고 말이다.


다섯 번째 이사 때,

모든 아이템들을 동네 친구들에게 흩뿌리고 왔다.


아,

다시 한번. 내가 얼마나

심한 착각을 했는지 인정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나는 6번째 집을 기다리고 있다.

그쯤, 우린 결혼 10년 차가 된다.


나 같이 이사를 자주 다니시면서

이삿짐 정리 법에 득도하실 필요는 없지만,

스스로에게 질문은 던져보셨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집에 얼마나 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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