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라는 단어로 브레인스토밍을 시작한다면, 여러분의 첫 번째 가지는 무엇일까?
결혼? 인테리어? 부동산? 세금? 가족? 그나저나 청소는 언제 하지?
그게 무엇이든 사실 중요도 순으로 크게 쓰라면,
돈이라는 단어가 가장 탑으로 올라올 가능성이 많다.
집=돈
솔직히 말하면, 이 공식이 틀린 말을 아니다.
집에 대한 계약서를 보면 우리가 얼마를 지불하고 이 것을 사거나 빌렸는지 장황한 글로
쓰여있지만, 계약서를 한 줄로 요약하면 저러하다.
그럼 돈이 있으면 집을 살 수 있는가?
몇 달 전 이사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서 막내가 내게 물었다,
"엄마, 그런데 우리 저번 집으로 다시 이사 가면 안돼?"
"음, 이제 그 집에는 다른 사람이 살게 될 거라서 우리는 다시 들어갈 수 없어"
"엄마 그 집을 우리가 사면 안돼?"
"그러기엔 너무 비싼데"
"엄마, 카드로 사, 카드."
"ㅡ_ㅡ;;;;;;"
이렇게 나랑 대화를 나눈 막내는 5살이었다.
어린아이들도 돈으로 무언가를 살 수 있고,
집도 그중에 하나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그러므로
통상적으로 답을 하자면, 돈이 있으면 등기부 등본으로
보증된 건축물을 내 소유의 자산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그게 이콜 집이라고는 이야기 못하겠다.
막내가 이야기한 것은
꼭 예전 그 집을 값 주고 사자는 이야기가 아녔을 것이다.
아마 이사 와서 며칠 어색하고 그곳에서 있었던 시간이 그립고
그 집에서 있었던 행복한 일들이 떠올랐을 것이다.
어른들이야 집, 그러면 오만가지 생각을 끌고 와서 복잡하지만
아이들은 참 단순하고 그만큼 거짓말을 못한다.
아이에게 집은 자신이 행복한 공간이다.
우리는 드라마에서도 아니 현실에서도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좋은 집을 뛰쳐나오거나 도망하는 많은 사람들을 본다.
그러다가 돌아갈 집이 없다고 생각하여, 세상을 뒤로하기도 한다.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건물은 살 수 있는데, 집은 살 수 없다.
아파트는 살 수 있는데, 마음은 살 수 없다.
나는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집'이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길
응원하는 나름 간절한 마음으로,
나의 일상을 꽉 채워 마치고 나서 쓰러져 가는 눈꺼풀을 붙들고
새벽에 글을 쓰다가 졸다가 한다.
이 한 꼭지를 쓰는데 삼일의 새벽이 걸렸다.
묵직한 가구는 새털로 느낄 만큼 이렇게 무거운 것이 우리 집에 또 있나 싶다.
우리는, 돈으로 집을 사는 것이
가장 큰 성공이라는 판타지 속에서 오랜 기간 살아왔다.
친구 간에 동료 간에 가장 큰 축하를 건넬 때가 언제인가 보면,
집을 샀을 때 이기도 하다.
멋진 공간을 갖는 게 성공일까?
그 공간에서 우리가 행복한 게 성공일까?
성공한 사람으로 보이는 게 중요할까?
행복한 사람으로 보이는 게 중요할까?
새로 지은 아파트에 어린아이를 데려가서 우리 집이야 그러면
설레는 어른들과 달리 으앙 하고 울지도 모른다.
그곳에는 아직,
행복한 기억이 주는
따스한 온기가 없기 때문이다.
해가 뜨면, 오늘도 우리는 돈을 벌러 나갈 것이다.
집을 위해서?
아니,
그 집안에 살아가는 '우리'를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