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보고

by mei

이놈의 마음은 잊고 싶은 기억들은 쏙쏙 뽑아 모아두었다가 잠깐의 틈만 생기면 귀신같이 머릿속에 밀어 넣는다. 그럴 때면 머리를 휙휙 저으며 털어낸 후 들숨에 지금~ 날숨에 여기를 반복한다. 언니가 알려준 명상법인데 꽤 효과가 있다.

문득 완전히 전으로 돌아온 것 같다가도 다시는 이전의 나로는 돌아갈 수 없겠구나 싶다.

그럴수록 무엇보다 중요한 건 건강이다. 억지로라도 움직이지 않으면 무기력에 영락없이 KO패 당한다.

무기력하게 일상을 소모하지 않기 위해 오늘은 밖으로 나왔다. 북적거리지 않는 평일의 종로가 참 좋다.

회사에 소속된 사람들, 시위하는 사람들, 모임 중인 듯한 중년의 여성들 까지 다양한 무리들을 구경한다.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하며 다시 한번 현실에 안도한다. 작은 시련에도 너무 크게 무너지지 않기 위해 이 순간을 차곡차곡 모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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