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 누가하지?"
위에서 내려온 일, 딱 봐도 복잡해보이고 여러 부서의 담당자가 얽혀 일해야 하는데 누구 하나 나서서 주도하지 않는 상황. 한 번쯤 겪어보셨을 겁니다.
이 때 어떤 감정이나 생각이 들까요?
'아 하기 싫다. 짜증나. 왜 이런 일을 시키는 거야'의 부정적인 감정이 드셨나요?
내가 그런 감정과 생각을 갖고 있다면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상황이겠죠.
그래서 거기에 기회가 있는 겁니다.
회사에서 아무도 안 해본 일, 누가, 어디서, 어떻게 시작할 지 감이 안 오는 일.
즉, 무질서 그 자체의 상황에는 '틈'이 있습니다.
바로 모두가 엄두도 못 내고 지시를 기다리고 있는 순간입니다.
몇 시간이 될 수 있고, 몇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때 그 일을 A부터 Z까지 해본 사람을 찾거나, 공신력 있는 정보를 찾을 수 있는 플랫폼을 찾아야 합니다.
저는 클라우드 보안 인증 (CSAP)을 약 7개월 간 프로젝트 매니저로 참여해 개발, 경영지원 본부의 할 일 일정과 산출물을 관리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PM으로 처음부터 참여한게 아닙니다. 다들 손 놓고 있고 막막해 있던 상황에 '투입'되어 뒤늦게 합류 했었죠. 그 때 가장 제가 먼저 한 일은 컨설팅 업체의 이사님, 인증 기관의 선임 연구원님을 붙잡고 CSAP의 전체 프로세스, 일정, 산출물을 파악하는 일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제가 투입된 시점이 몇 주가 흐른 상태였는데, 아무도 A부터 Z까지 프로세스를 모르고 있었더군요.
모두가 우왕좌왕하고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프로세스를 들고 나타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바로 모두 제 지시를 기다리게 됩니다. 즉, 주도권을 가지고 오는 겁니다.
더 흥미로운 건 그 누구도 주도권을 뺐겼다 라고 생각하는게 아니라, '안도'한다는 겁니다.
즉, 누군가 우리를 끌어주고 있다는 사실에 안심하고 관성에 따라 끌려오게 됩니다.
이 때부터 진짜 일이 재밌어집니다.
내가 주도해서 일정과 산출물을 관리하고, 거기에 투입된 인력을 활용할 수 있게 되죠.
그리고 성과를 온전히 내 것으로 가져올 수 있게 됩니다.
더 재밌는 건 사람들이 성과를 뺐겼다 라고 생각하는게 아니라, 잘 이끌어줘서 고맙다고 합니다.
물론 엣지있게 일을 해내야 하는게 전제조건이지만, 결론적으로 모두가 윈윈하는 상황이 벌어지죠.
무질서한 상황에 질서(프로세스)를 부여하니 상황과 사람 모두 장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그 틈을 파고 들어 내 영역을 만드는 순간 모두가 나를 따르는 경험을 해보신 분은 많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한 번 해보면, 비가역적으로 그 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됩니다.
회사 내에서 파워와 영향력이 생겼기 때문이죠. 모두가 내가 투입되면 주목하고 은근히 기대하게 됩니다.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일을 해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회사 히스토리를 대부분 알게 되고 의사결정권자들 사이에 평판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이 때부터 이너서클(회사 내 핵심 인력층)에 들어갈 초석을 다지게 되는데, 다음 단계에 대한 글은 다음에 공유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