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머리가 있다. 즉, 일을 잘 한다는 의미는 직무 별, 연차 별, 직급 별로 각기 다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을 매끄럽고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은 대동소이합니다.
결국 사람이 모여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핵심이 되는 원리만 알면 됩니다.
오늘 글의 주제는 '내가 하는 일의 파급효과를 아는 것'입니다.
쉽게 비유하면 상대방과 소통할 때,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이유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가에 따라 상대방의 반응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일도 똑같습니다.
내가 A라는 행동을 할 때, 그 행동이 나에게만 영향을 미치고 남들이 알 수 없는 행동이라면 문제 없습니다.
하지만 그 행동이 나를 넘어 다른 사람, 팀, 조직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일 때는 사람 > 팀 > 조직 순서에 따라 그 파급효과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그래서 개인의 일탈, 실수와 같은 엣지 케이스를 방지하기 위해 큰 조직은 촘촘한 결재 라인을 둬서, 미연에 방지하는 시스템, 프로세스를 갖춘 것이죠.
저연차 때는 본인이 맡은 업무가 탑다운으로 내려오기 때문에 팀, 조직에 대한 이해가 없습니다.
만나는 상사에 따라 전체 그림을 그려주고 일을 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전후맥락 없이 한 명분의 일을 처리하기 위해 일을 하는 경우가 태반이죠.
그래서 종종 실수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바로 마우스 클릭 한 번, 엔터키 한 번, 내뱉는 말 한 마디를 '무의식적으로 행할 때'입니다. 예를 들어 타인의 구글 캘린더를 구독하는 경우가 종종 있죠.
회사를 입사한 지 얼마 안 되었다면 이것저것 파악해보면서, 나의 상사, 조직장의 캘린더를 무의식적으로 구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캘린더 구독이고, 검색되는 걸로 봐서 구독해도 되나보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요.
그러나 모니터에 띄어둔 캘린더를 지나가던 상사나, 다른 팀의 누군가가 봤다고 가정해봅시다. (종종 생깁니다)
상사의 인격, 팀의 문화, 분위기에 따라 캘린더 구독 자체가 문제가 될 소지가 생깁니다. 누군가는 불편해 하는데 그칠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를 정식으로 항의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실화입니다)
그래서 노련해지면 회사 컴퓨터로 구독하지 않고, 개인 핸드폰으로 구독해서 분리시키기도 합니다.
이 문제가 왜 발생할까요?
바로 내가 하는 행동에 대한 파급효과를 100% 이해하지 못 했기 때문입니다. 사람, 팀, 조직, 나아가 문화에 따라 그 행동이 사람을 살리는 일이 될 수도 있고, 한 사람을 죽이는 일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웬만큼 큰 조직에 있어봤던 사람은 돌다리 두드리듯이 주변에 물어가면서, 작은 단위로 행동을 쪼개서 승인을 받고 움직입니다. 사람에 따라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말이나 행동으로 그 리스크를 헷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과한 행동이긴 합니다.
정리하면 회사에서 일을 한다는 건 일상 생활의 관성을 극복하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하던대로, 해왔던 대로 했다가는 다치는 건 본인 밖에 없습니다.
본인이 그 고통을 겪고 싶지 안다면 2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1. 내가 하는 일의 파급효과를 상사에게 물어보거나, 기존 자료를 통해 최대한 파악해서 머리 속 회색 영역을 없앤다.
2. 일을 추진할 때는 행동 단위로 쪼개서 그 행동이 사람 > 팀 >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이라면 상사, 이해관계자로부터 승인을 받고 한다.
위 2가지를 체득하면 연차가 쌓이면서 업무 처리가 능숙해지고 속도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갑니다.
나중에는 별 다른 에너지를 안 쓰고도 일을 할 때 자연스럽게 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