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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김장하

by 이용수

문형배 대법관이 후보 청문회에서 자기소개 때, 독지가 김장하 선생 덕분에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사회에 있는 걸 너에게 줬으니 나에게 말고 사회에 돌려주면 된다'라고 하신 말씀을 평생 품고 살았다고 한다.

김장하 선생에 대해서는 영화 '어른 김장하' 소개를 보고 알고 있었다. 한약방 하며 번 돈을 사회를 위해 다 쓰셨다. 좋은 분이구나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문형배 대법관과의 인연을 알게 된 후 다시 선생의 인생을 찾아봤다. 신이 현존한다면 이런 분일 것이다.

헌법을 철저히 짓밟고도 지지자들에게 웃는 자의 얼굴이 떠오른다. 보수, 진보 망라한 8명 대법관이 5개 쟁점에 만장일치로 위법 판정했다. 대한민국 헌법을 무시한 괴물과 추종자들은 반체제 인사다. 그들이 대한민국에 살 이유가 있을까. 김누리 교수 말처럼 공부 서열로 최고 대학 간 자들이 파시스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세상을 서열로 인식한다. 괴물과 그 괴물을 이용하는 자들이다. 그들에게 농락당하는 사람들이 안타깝다. 파시즘의 희생자들이다.

김장하 선생 같은 분이 있어 세상은 살만하다. 나는 내 배 부른 게 먼저인 사람이다. 내 안에 파시스트 성향이 없지 않다. 중고등학교 때의 공부 서열로 동창들을 판단하고 있는 나에게 흠칫 놀란다. 전교 석차를 벽에 붙이던 야만의 시대를 나도 살았다. 세상이 금방 바뀔리는 없지만 내 아이를 잘 가르치고 남에게 해 되지 않고 이롭게 행동하겠다는 작은 마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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