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를 쓰세요.
40명의 동기 중에 혼자만 대리 승진에 누락됐다. 내가 속한 본부에서 몇 년째 대리 승진 못하고 있던 선배 두 명이 할당을 채워서다. 심지어 그분들은 승진 시험도 통과하지 못했다.
비참했다. 재수 안 하고 운전면허시험도 입사도 한 번에 붙었는데. 나름 인생 첫 실패였다. 덕분에 일찍 깨달았다. 승진에 목매달면 회사 노예구나.
새로 프로젝트가 뜨면 팀을 구성하기 위해 내부 직원들을 섭외한다. 강제로 시킬 수도 있지만 요즘 그러면 안 된다. 몸을 사리는 직원에게 '반복적으로 하는 일 말고 이렇게 성과가 뚜렷한 일이 이력서에서 빛난다'라고 말한다. 회사 바깥 얘기라 의아해한다.
'네 시장 가치가 먼저다. 대안이 생기면 마음이 편해져 일이 더 잘 된다. 네가 갈 곳이 많아지면 우리 회사에서도 널 붙잡고 싶어진다. 그렇게 승진하는 거다. 절대 거꾸로 생각하지 마라. 비참해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