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그 시점]
그녀에게 청첩장을 보낼까 말까 망설였다. 하지만 보내야만 할 것 같았다. 결혼이라는 건 이제 정말 끝났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그 봉투를 받았을 때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나는 알 수 없었다. 아니, 알고 싶지 않았다. 그저 이 계절을 넘어가기 위해서였다.
우리의 마지막 날은 눈 오는 겨울이었다. 따뜻한 말도, 분노도 없었다. 그녀는 말이 없었고, 나도 조용했다.
나는 알고 있었다. 그녀가 아직 나를 좋아하고 있다는 걸. 나도 그랬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오랜 시간 말하지 않은 채 버티고 있었고, 이제는 되돌릴 수 없다고 느꼈다.
그래서 나는 말했다. “그만하자.” 그녀는 잠깐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 그 무표정한 얼굴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울지도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그녀가.
그 후로 나는 겨울을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눈은 여전히 내렸지만, 그 하얀 세상 속에서 나는 계속 그날의 그녀를 떠올렸다.
커피잔을 들고, 무언가를 말하려다 멈추는 그녀. 그 순간을 몇 번이고 되감았다. 내가 너무 빨리 포기한 걸까. 조금만 더 기다렸다면, 우리는 달라졌을까.
결혼을 앞두고 나는 마지막으로 그녀와 걸었던 공원에 갔다.
그 벤치 위에, 조용히 한 문장을 남겼다. “그날 너도 울고 있었던 걸 알아. 나도.”
누군가가 그 쪽지를 읽어주길 바랐다.
그녀가 아니더라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누군가가.
하지만 내심, 그녀가 다시 그 벤치에 앉아 그 문장을 읽어주길 바랐다.
“그날 나는 말하지 못했고, 너도 듣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