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 토끼 올미

by 초이르바

토끼똥 찾아

올미를 놓는다

육이오 때 버려진 삐삐 전화선 잘라

싸리나무 갉아 먹은 길목에 올미 놓는다

마른 칡잎 우거진 곳

토끼 다니는 길에 올미 놓는다

초가을에는 길로 다니다가

늦겨울로 갈수록 벌 먹는 토끼,

아침이면 밥 먹기 전

이 산 저 산 올미 보러 다닌다


봄이면

따뜻한 보리밭에 올망졸망 낳은 새끼

여름에는 촘촘한 인삼밭에 들어와 인삼 대궁 잘라 놓는 토끼,

겨울이면 먹이 찾아 집 마당까지 들어오는 산토끼,

산골짝에서는

눈이 내리면 여기저기 어지러운 토끼 발자국 보며

소증으로 어지러운 사람들이

산골짝마다 토끼 올미 놓았다


지금은 사라져 버린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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