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쟁탈전

광복절

by 김태형

곤욕과 능욕
흔히들 버텨낸 것이라고 한다

내 나라 우리나라 말도 못하고
내 본적 경주는 타향인가

저기 하늘에 낀 서른다섯의 먹구름을
차마 어두워 볼 수도 없었네

동포들의 만세로 열고
동포들의 혼과 피로 끝맺었네

저기 하늘에 핀 일곱빛깔의 무지개는
비로소 난 눈을 뜨고야 볼 수 있었네

경성에 차마 가두지 못했던 항일의 함성은
퍼져나와 여덟 음으로 하늘을 울렸네

의사들의 아홉 손가락은
내가 기억해야 할 것으로 남았고

서른다섯이었다
나라를 빼앗긴 설움을 태어나며 뱉은 내가
비로소 빛을 볼 수 있게 된 나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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