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선택하지 않기로 했습니다_아들러의 목적론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

by 김반짝


오전,

회사에서 잠시 마음이 뒤흔들리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후임 직원 한 명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말했습니다.


“엄마가 오셔서요, 반차 좀 쓰려고 합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제 마음속 어딘가에서 쿡, 하고 무언가 박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회사가 놀이터인가?' 순간적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고, 동시에 나도 모르게 짜증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머리보다 감정이 먼저 반응했던 거죠.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반짝아! 지금 짜증 나는 감정, 정말 필요한 걸까?'


하지만 저는 그 감정을 붙잡지 않기로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은 저를 아들러 심리학의 ‘목적론’으로 이끌었습니다.




아들러는 말했습니다.

“인간은 감정의 노예가 아니라, 감정을 수단으로 삼는다.”

우리는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지르기 위해 화를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즉, 감정은 ‘결과’가 아니라 ‘수단’입니다.


그 순간, 저는 ‘기분이 상한 이유’보다 ‘기분이 상하고자 한 내 무의식의 목적’을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왜 나는 기분이 나빠졌을까? 단지 후임이 반차를 낸다는 사실 때문일까요?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그가 충분한 설명이나 배려 없이, 너무 가볍게 말하는 듯한 태도 때문이었겠지요.


어쩌면 ‘최소한 하루 전날이라도 말을 했으면..’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임감 없는 후임의 태도, 또는 공동체 생활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태도가 결여되어 있는 행동들을 지켜보는 짜증이 뒤섞여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곧 깨달았습니다. 이 감정을 선택하는 것도, 넘기는 것도 결국 내 선택이라는 사실을요.

‘화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그런 곳에 내 에너지를 쓰기에는 너무 아깝다. 그 에너지를 더 중요한 곳에 쓰자.’ 그렇게 저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에게 “그래요, 다녀오세요” 하고 말했습니다.


속으로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화내지 않기로 선택했다. 그리고 너의 선택 역시 존중하기로 했다.'

물론, 그 후임의 태도에 문제는 있을 수 있습니다. 책임감, 팀워크, 말의 무게 같은 것들을 배우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그의 몫이지, 제가 대신 짊어질 이유는 없습니다. 그의 선택은 그가 책임질 것이고, 저는 저의 선택을 책임지면 됩니다.


아들러는 인간을 끊임없이 성장하고 싶어 하는 존재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성장은 타인과의 비교나 과거의 원인보다, ‘지금 이 순간 내가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한 선택을 했다고 믿고 싶습니다. 감정의 주도권을 외부에 넘기지 않고, 스스로 다시 찾아온 것입니다. 누군가의 태도에 휘둘리지 않고, 나 자신의 평온을 지키기로 한 이 결심은 단순한 인내가 아니라, 저를 존중하는 방법이기도 했습니다.


사람이 사람과 부딪히며 살아간다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내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이 감정을 선택하는가’를 끊임없이 들여다보는 일은, 우리가 조금 더 성숙한 인간으로 나아가기 위한 훈련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이 경험은 제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누군가의 말이나 행동은 당신의 감정을 유발할 수 있지만, 당신의 반응은 언제나 당신이 결정할 수 있다.”


오늘도 그렇게, 저는 저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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