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첫 여행, 라스베이거스에서 내가 한 일

by 쑤킴

미국 라스베이거스 비행 티켓을 예매했다. 차 없이 무작정 갔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미국에 갔나 싶다. 조금 미쳤던 것 같다. 모르면 무모하다는 말이 맞다. 지금은 국내 여행을 가도 자가 차량이 있거나 없으면 렌트라도 할 생각을 한다. 넓고 넓은 땅, 미국에서 차 없이 어떻게 다니려고 했는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공항에 도착해서 호텔에서 운영하는 호텔 버스를 탔던 것 같다. (아니면 도박을 장려하는 호텔 전체를 도는 운행 버스) 20대 후반에 꿈만 있었던 시기로 열정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일어날 수 있을 거라고 조금도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차 없이도 내가 목적한 바를 이룰 수 있겠다 싶었던 것이다. 라스베이거스 공항에 내리자 영화에서 봤던 라스베이거스 글씨가 공항에서부터 눈에 띈다. 출구까지 나가는 길은 마치 배수구에서 물이 분출되는 것처럼 뜨거운 열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뜨거운 열기가 얼굴과 온 몸에 스며들었다. 그 기분이 좋았다.


심심하니 도박이라도 한 판, 라스베이거스에 왔으니 기념으로 도박이나 한 판.

그런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도박할 돈도 없었고, 혼자서 도박장에 갈 용기도 없었다. 무엇보다 도박에 큰 흥미가 없었다. 세상에 잘 드러나지 않았던 미지의 세계, 블렌딩 티라는 시장에 발을 디딘 순간 자체가 마법인데.. 도박이 눈에 들어왔을 리가 없다. 라스베이거스에 온 목적은 블렌딩 티를 배우려고 온 것이다. 이곳에서 TEA 전시회가 열렸고 근처 호텔에서 3일간 블렌딩 티 수업을 오픈한다는 인터넷 글을 보고 온 것이다.. 블렌딩 티 시장 초기였지만 관심 있는 사람이 꽤 많았었다. 그 당신 비싼 수업료임에도 불구하고 영국, 미국, 남미, 아시아에서 10여 명 정도 수업에 등록했다.


나는 영어가 완벽한 수준은 아니여서 수업을 듣고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벅찬 시간이었다.

교육 시간은 오전 9시부터 5시 정도까지 진행됐다. 거의 온종일 수업으로 영어로 듣고 말하는 수업이었다. 영어 조금 한다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단어들을 많이 들으니 이해는 50~70% 수준이었다.


도대체 이걸 배워서 어디에 써먹나 싶었다.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뭔가 명확하게 얻어가는 것이 있어야지만 기분이 좋은 것은 아니다. 내가 무언가 새로운 일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 자체가 흥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정이 즐겁다는 표현이 더 명확할 것 같다.





왜 즐거웠냐고?

결과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으니까.





화려한 저녁 식사 한 끼


한때 배우 지망생이었다는 미국인 친구가 나에게 저녁을 같이 먹자고 했다. 누가 봐도 미국에, 라스베이거스에 혼자 온 것처럼 보였으니까. 외로운 아시아 친구와 시간을 보내도 괜찮다고 생각을 한 것 같다. 차가 없다고 하니 자기 차로 이동해서 여기서 유명한 고깃집을 가보자고 하는 것이었다. 넓은 철판에서 불쇼를 보여주면서 고기를 구워주는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엄청난 연기를 빨아들이기 위해 낮고 넓은 후드가 철판 위로 설치되어 있었다. 고기를 굽는 철판 사이즈가 거의 3m * 1m로 넓었던 것 같다. 그렇게 느껴졌다.

어두운 실내, 조리하는 곳에서만 불빛이 새어 나왔다. 오로지 내 앞에 있는 고기와 요리사만 보였다. 친절한 미국인 친구 덕분에 근사한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약간의 현금을 두둑이 가져간 덕분에 내가 먹은 고깃값은 아깝지 않게 지불할 수 있었다. 그 이후에는 뭘 먹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아무래도 화려한 식사 한끼에 다 쓰고 나머지는 대충 먹었나 보다.



3일간의 수업을 듣고 미국 TEA 전시회에서 차 시장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2012년, 미국은 콤부차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콤부차를 보면서 '아하'를 연발했다. 한국 사람들은 발효 식초를 좋아하기 때문에 콤부차도 한국인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에와서 콤부차를 만드는 방법까지 연구했지만 발효 식품인 굼부차는 유통과정에서 좋은 성분을 '살아있게'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콤부차는 집에서 만들어 마셔보기만 하고 접어두었다. 새로운 세계를 눈으로 보고 경험한다는 것은 돈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미국에서 4일 동안만 알차게 보내고 한국에 돌아왔다.

한국에 와서 라스베이거스에서 배운 내용을 다시 보았다. 궁금한 점이 많이 생겼다. 무엇보다 한국 차 시장과 미국 차 시장은 너무 달랐다.

래서 교육에서 배운 내용 그대로 적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분명한 변화가 생겼다.




단단히 이루고 싶은 꿈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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