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계단식 성장 이야기가 나왔다.
친구는 자기는 계단 싫다고, 엘리베이터가 좋다고 했다.
그러자 나는 나도 모르게 '난 엘리베이터 별로 안 좋아해'라고 말했다.
나도 내가 엘리베이터를 안 좋아하는지 몰랐다.
물론 일상생활에서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만
생각해보면 사실 그건 엘리베이터가 좋아서가 아니라,
그냥 시간이 없어서다.
반대로 계단을 오르면 시간은 좀 걸릴지라도, 건강에 참 좋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정말 내 삶을 알차고, 건강하게 만드는 일은 쉽지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하지만 사람들은 엘리베이터를 타듯 편하고, 빠르게 목적을 달성하기를 원한다.
나도 그런 마음이 있다. 누구나 힘든 건 싫어하니까.
그렇지만, 길지 않은 인생을 통해 깨달은 건
진짜를 얻으려면 그만큼 오래 견뎌야 한다는 것.
그만큼의 힘든 '값'을 치뤄야 한다는 것.
엘리베이터를 가동시키려면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기술과 돈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그건 온전히 나의 것이 아닌 거다.
그리고 또 하나,
나는 엘리베이터처럼 좁은 공간에 있는 게 너무 답답하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과 함께 타 있을 때는 더더욱.
물론 계단도 대부분 좁은 공간에 있지만,
적어도 거기서 나는 움직이고 있으니까.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갈 때마다 내 몸과 마음이 변화하고, 많은 걸 느낄 수 있으니까.
아무튼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게 되는 요즘이다.
조금 별나고 피곤하지만,
그래도 나만의 길을 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