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없는 내일을 위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아

by 별과 나침반

나는 실력이 향상된다는 것을 다섯 가지 차원으로 본다.


1. 해상도


초보자는 상황을 흐릿하고 뭉툭하게 바라보지만, 숙련자는 세밀하고 가늘게 볼 수 있다.


2. 재현성


한 번의 성공은 운일 수 있다. 진정으로 실력이 향상됐다면 성과를 꾸준히 반복할 수 있다.


실력이 향상된다는 것은 운이 작용하는 비중을 줄이고, 통제 가능한 영역을 늘려가는 과정이다.


3. 효율성


똑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드는 자원(시간, 노력)이 줄어든다.


처음엔 하나하나 따져보고 계산해야 알 수 있는 것을, 체화된 프로세스를 통해 더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남는 자원을 다른 부분에 쓸 수 있게 된다.


4. 메타인지


실력이 낮은 단계에서는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실력이 늘면 어디가 내 능력 밖이고 어디가 내 능력이 닿는 영역인지, 그 윤곽을 파악할 수 있다.


실수는 무지 그 자체가 아닌, 무지를 모르고 뛰어드는 행위에서 온다.


모른다는 걸 알면 만용을 부리지 않게 된다.


5. 유연성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을 때의 대처 능력이 향상된다.


초보자는 시나리오가 빗나가면 당황하여 마비되거나 감정적으로 반응하기 쉽다.


숙련자는 다양한 변수를 이미 경험해 보았기에, 유연하게 대안을 찾아내는 것이 능숙한 편이다.




그렇다. 실력이 향상된다는 것은 더 적은 에너지로, 더 빠르고 정확하게, 더 일관된 결과를 만들어내는 상태로 변화해 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부터 이야기하려는 복기는, 바로 이 과정을 가속화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된다.




복기는 과거 투자 과정을 되짚어보고 분석하여 자신의 실력을 개선하는 활동이다.


성공한 투자자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습관이기도 하다.


감정에 휘둘리기 쉬운 시장에서 이성적인 판단의 기준을 세우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니까.


나는 투자자, 트레이더의 성장 속도와 잠재력의 발현 여부 모두 복기에 달려있다고 믿는다.


왜냐면...


1. 투자 원칙 검증


복기 과정은 내가 어떤 원칙을 가지고 투자했는지, 그리고 그 원칙이 실제 시장에서 유효했는지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어떠한 원칙을 세웠다면, 과거 투자를 복기하며 실제로 그 원칙을 일관되게 지켰는지, 원칙에 따라 매수한 종목의 성과는 어땠는지 등을 분석해 볼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원칙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불필요한 원칙은 폐기하며 시장과 자신에게 맞는 투자 철학을 만들어 나가게 된다.


2. 실패의 원인 분석과 반복 방지


투자의 세계에 뛰어들면 필연적으로 손실을 보게 된다. 승률 100%는 될 수도 없고 될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손실을 봤다 그 자체가 아니라 손실을 통해 무엇을 배우느냐다.


복기는 실패한 투자의 원인을 깊이 있게 분석하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서, 매수 시점은 적절했는지, 기업 분석은 충분했는지, 손절매 원칙은 지켰는지 등을 꼼꼼히 되짚어보는 것이다.


손실을 내면 어떨 때엔 감정적인 후회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후회조차 더 높은 경지를 향한 계단으로 삼을 순 없을까?


이러한 오답노트 작성은 그 후회를 학습의 기회로 전환시키며, 향후 비슷한 상황에서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밑거름이 된다.


3. 감정 극복


많은 투자자들이 실패하는 원인 중 하나는 탐욕과 공포 같은 극단적 감정에 휘둘리기 때문이다.


복기는 자신의 투자 결정이 합리적인 분석에 기반했는지, 아니면 군중심리나 조급함 같은 감정에 의한 것이었는지를 냉정하게 평가하게 한다.


이러한 성찰을 통해 투자자는 자신의 심리적 약점을 인지하고, 감정적인 매매를 줄이며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훈련을 할 수 있다.


4. 성공 경험의 재현성 확보


수익을 낸 성공적인 투자 역시 복기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분석과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인지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성공 요인을 철저히 분석하면, 그 경험을 무기화하게 되고, 재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그렇게 성공에 도취되어 원칙을 저버리는 것을 방지하고, 성공의 논리를 체계화하여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하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그렇다면 복기를 함에 있어 무엇이 중요한가?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나쁜 방법으로 행하면 헛된 일이 될 뿐이다.




1. 기록은 즉시


인간의 기억은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끊임없이 조작된다.


매매가 종결된 시점에 복기하려고 하면, 매수 당시의 불안했던 심리나 부실했던 근거는 잊히고 "원래 오를 줄 알았어"라고 착각하기 쉽다.


이는 사후 판단 편향이다.


어떤 사건이나 일에 대하여 결과를 확인하고, 마치 사전에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던 것처럼 생각하고 말하는 심리란 말이다.


그러니 매매 종료 후가 아니라, 진입하는 그 순간에 기록을 남겨야 한다.


언제 무엇을 얼마나 샀는지, 팔았는지는 기본, 진입 근거가 뭔지, 손절 라인은 어디인지, 현재의 심리 상태는 어떠한지까지 모두 바로 기록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억 왜곡을 막고 객관적인 기록을 남길 수 있다.


2. 평가는 과정과 결과로


복기에서 가장 범하기 쉬운 오류는 '돈을 벌었으면 잘한 매매, 잃었으면 못한 매매'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는 결과론적 사고다.


좋은 과정에 나쁜 결과가 따랐다면, 그저 불운이다.


나쁜 과정에 좋은 결과가 따랐다면, 그저 행운이다.


결과는 과정을 평가하는 데에 중요하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원칙을 지켰는지, 재현할 수 있는 과정이었는지가 더 중요하다.


물론 원칙을 일관성 있게 지켰지만 손실이 누적되었거나, 원칙을 일관성 있게 어겨서 유의미한 성과를 얻었다면, 그에 따라 원칙도 수정해야 한다.


원칙을 잘못 수립했을 수도 있다. 시장이 변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산발적이고 비일관적으로 재현성 없는 매매를 반복했는데도 성과가 나온다면, 운의 연속으로 봐야 한다.


3. 성찰은 정직하게


자신의 실수를 핑계 대지 않고 직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실패한 거래의 요인을 모두 외부 요인으로 돌리는 비겁함을 버려야 한다.


내부 요인을 솔직하게 인정해야 개선점이 도출된다.


시장 탓으로 실력을 개선할 순 없다.


시장을 파악하지 못한 실력을 탓하거나, 시장이 안 좋은 걸 알면서도 진입한 무모함을 탓해야 발전이 있다.


4. 결론은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복기의 끝이 단순히 추상적인 다짐으로 끝나면 안 된다.


다음엔 잘하자, 뇌동매매 하지 말자, 손절 잘하자 이런 추상적인 다짐으론 부족하다.


왜 손실을 봤는지 분석했다면 구체적인 지침을 정하는 건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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