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arBoy Nov 29. 2019

항공기 승무원, 외모 정말 중요한가?

'승객의 안전'이 언제나 최우선이다


자가용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잠깐의 휴식을 위해 한국을 다녀왔다. 대한항공, 아시아나보다는 외국 항공사 서비스를 경험해보고 싶어서 Unites Airlines을 이용했다.


UA 항공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경험하면서 우리나라 항공사와는 다른 몇 가지를 발견했다.


첫째, 승무원들의 연령이다. UA 대부분 승무원들은 연령 때가 꽤 높았다. 90%가 여자 승무원이었는데 그들 모두 거의 어머니 뻘 정도였다. 40대 후반에서 50대 후반 정도? '엄마에게 받는 서비스' 느낌이어서 부담 없고 좋았다. 나머지 10%는 남자 승무원들이었는데 모두 20대로 보이는 젊은 청년들이었다. 그들은 직접 서비스를 하지 않고, 여자 승무원들이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뒤에서 보조 업무만 했다. (항공 용어로는 Galley duty)

둘째, 승무원들의 체격이다. 우리나라 승무원들처럼 날씬하고, 마른 승무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것이 결코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항공사와 비교했을 때 다른 분위기가 풍기는 건 사실이었다. 각각 장단점이 있겠지만 뭔가 더 안정감이 느껴졌다고 할까? (함부로 까불 수 없는 기운이 있었다...)

셋째, 그들의 당찬 서비스에 놀랐다. "Hey, you guys need to arrange your luggage by yourself. This is your things, not mine." 짐 정리는 승무원 업무가 아니라며 Boarding 하는 승객들에게 알아서 짐 정리를 스스로 요청했다. 만일 우리나라 항공사에서 이와 같이 했다가는 그 당일 날 회사로 불려 갈 것이다. 그 외 모든 서비스를 할 때도 '손님이 왕이다'라는 마인드는 없었고,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만을 하고 있는 느낌만 받았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항공사 경우 식사 서비스가 끝나고 승객들이 휴식을 취할 때 30분마다 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승객들의 동태를 살펴야 한다. 그리고 계속 승객들 가시거리에서 Standby 하면서 혹시 모를 위급상황에 대비한다. (대한항공 기준 매뉴얼) 하지만, 이런 디테일한 서비스는 UA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확실히 업무적인 면에서는 외항사가 훨씬 편한 것 같다.


승무원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외모? 서비스?

승무원으로 일할 때 모든 친구들이 백이면 백 같은 질문을 했다. "근데... 승무원들 진짜 이뻐? 너 되게 좋았겠다. 꽃밭에서 승무원들이랑 일하고... 어땠어?" 남자들이란 ㅉㅉㅉ...


일반적으로 항공 분야에 외모가 뛰어난 분들이 모이는 것은 사실이다. 보이는 이미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인정하지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제는 거의 공식화되어 있는 이 명제가 조금은 불편하다. "승무원은 키가 크고, 날씬하고, 이쁘고, 그리고 잘생겨야만 하나?"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각종 미디어에서 승무원이란 직업을 그렇게 이미지화시켰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미디어; TV, 영화, 매거진 등에서 승무원을 다룰 때 단 한 번이라도 못생기고, 키가 작으며, 날씬하지 않은 여성을 모델로 쓴 적이 있는가? 아니다. 그 시대에 가장 예쁘고, 단아한 이미지를 풍기는 스타만이 승무원 모델이 되었다.  

아시아나 승무원 역대 모델 (출처: 스포츠서울)

그렇기 때문에 승무원을 떠올리면 "아, 승무원은 저 정도 외모는 되어야 하는 건가?"라는 의식이 생기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항공 선진국인 미국이나 유럽 승무원들은 어떨까? 우리 부모님 세대의 어르신들이 장거리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다. "외국인 승무원들은 왜 이렇게 늙고, 뚱뚱하니? 역시 우리나라 승무원들이 최고지, 날씬하고 이쁘고 친절하고 말이야!"


그들에게 있어서 승무원 이미지 혹은 외모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외항사를 이용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승무원 주된 역할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

항공법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승무원은 '승객의 안전을 지키는 안전요원'이다. 대부분의 비행에서 비상상황이 없지만 백만분의 1%로 발생할 수 있는 위기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승무원들이 존재하는 것다. 또한, 그 상황을 위해서 승무원들은 수많은 훈련을 받는다.

대한항공 안전훈련 (출처: 서울신문)

물론, 승객들에게 공손히 서비스하는 것도 승무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하는 중요한 업무지만, Top priority는 언제나 승객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쁘고, 날씬하고, 잘생긴 매력은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절대 우선순위가 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승무원 지망생들은 위 부분에 초점을 두고 여러 준비를 하는 것 같아서 조금은 안타깝다.


대한항공 입사 전 다른 저비용 항공사에 최종 합격했었다. 최종 면접을 대기하면서 눈여겨보던 여자 승무원 지망생이 있었는데 딱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승무원이었다. 군인 출신이셨는데 똑 부러지고, 단단해 보이는 모습이 진짜 '걸 크러쉬'했다. 대화 한번 나눠 보지는 못했지만 최종 합격자 명단에 그분이 있는 것을 보고 속으로 엄청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이처럼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그 고정된 승무원 이미지를 지니고 있어야지만 승무원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자신이 갖고 있는 역량에 맞는 옷을 입는다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며 더욱 개성 있고 멋진 승무원이 될 것이다.


Think and Act Out of Box

매거진의 이전글 드디어 자가용 조종사 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