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비 Jul 16. 2020

우리는 잘 해낼거예요

화이트 머스크 향이 나는 바디스크럽을 샀어요. 바디워시도 화이트머스크 향이 나는 걸로 골랐어요. 종종 상상을 합니다. 당신은 출근을 하고, 나는 도시를 구경하고. white ave를 걸어보는 상상을 해요. 고층 건물이 없는 광활한 땅덩이를 조그만 발로 조금씩 디디면서 여기는 뭐가 있나 저기는 예쁜 카페가 있네 이쪽으로 가면 뭐가 나오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백야드에 아무것도 안 심었냐고, 무언가 심을 생각이 없냐고 물었더니 별비씨 하고싶은거 다 해요, 땅을 파든 연못을 만들든 뒤집어 엎든 마음대로 하고싶은거 다 해도 괜찮아요. 하는 말이 너무나 상쾌해서 하하 하고 웃었다. 거기는 추운데, 어떤 걸 키울 수 있을까. 벚나무는 절대 못 심겠네. 장미는 될까, 동백을 심으면 잘 자랄까, 추운 곳에서 꽃을 피우는 게 무어가 있더라.


손잡고 피자 먹으러 가요. 손잡고 공원에 바비큐 해 먹으러 가요. 손잡고 같은 침대에서 세상 모르게 같은 꿈을 꿔요. 내 안의 내가 당신에게 얼마나 닿을 수 있을까요. 당신 안의 당신은 내게 얼마나 닿으려고 할까요. 우리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평화로울 수 있을까요.


우리는 잘 해낼거예요. 우리의 의지가 모든 것을 해낼거예요.

매거진의 이전글 자정의 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