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이 준 상념
길다면 긴, 짧다면 짧은 지난 10여 년 동안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국어를 가르치며 겪은 많은 경험은 저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시대의 변화와 나의 변화. 그 여러 변화 속에서 변하지 않는 하나가 있었습니다. 바로 고3 학생들의 한결같은 대답! ‘선생님, 수능 최저(대학 수학능력 시험의 최저학력기준)는 국어로는 맞출 수 없을 것 같아요.’
이 말에 교사 초창기에는 ‘아니야 할 수 있어.’라며 격려를 했고, 지금은 ‘그래 국어 어렵지. 다른 과목에 집중하도록 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답을 하며 속으로는 ‘내가 왜 이렇게 되었지?’라는 생각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모든 아이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이든 잘하는 아이들이 있고 이들에게 국어는 그냥 대충 해도 충분한 성과를 내는 과목이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오늘보다 나은 미래가 진학에서 시작된다고 믿었고, 그만큼 시키지도 않은 노력을 하였으며, 자기와의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었고 지금도 그러고 있습니다. 바로 이 아이들이 저를 안타깝게 하는 친구들이었습니다.
이 안타까움이 그리고 나와 함께 식탁을 마주하는 내 자식들이 조금은 더 쉽게 국어를, 그중에서도 문법에 조금이나마 더 쉽게 다가가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이 글쓰기를 시작하게 하였습니다.
학창 시절 국어와 멀어진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그 거리감을 이겨내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한국어 능력 검정시험을 보러 시험장에 들어간 적이 있습니다. 아주 어린아이들부터 퇴직은 하고도 남았을 것 같은 어르신까지 그 연령의 폭은 넓었습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은 청년들이었습니다. 시험이 시작되기 전까지도 이론서와 학원문제집을 보고 있는 젊은이들을 보며, 그리고 공무원 시험 문제를 물어오는 친구나 제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이들에게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글들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경험으로 가 닿기를, 누군가에게는 잊고 있었던 지난날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기를, 누군가에게는 시원한 길로 느껴지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