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꽃이 되거라
늦은 밤 여린 달빛에도
달빛보다 아름다운 빛을 발하는
벗꽃이 되거라
비오는 날 울고 있을 그 여인의
눈물을 감싸주고자 꽃잎 떨구는
벗꽃이 되거라
뜨거운 나날 시끔달큼한 열매를
맺기위해 자리를 내어주는
이듬해
소녀의 재잘거림으로 만개할
벗꽃이 되거라
예전 어느 여고에서 근무할 때였습니다.
야간자율학습이 끝나고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간
달빛보다 밝은 벚꽃과 그보다 더 눈부신 아이들을 보며 운동장에 서서 미친듯 적었던 글입니다.
벚꽃보다 벗꽃이 되길 바랐던 그 아이들이 이젠 누군가의 어머니가 되어 있기도 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다시금 '그녀들이 소녀의 재잘거림을 잊기 않길'이라는 소원을 빌어보았답니다.
요즘은 바쁘다는 핑계로 예전에 써뒀던 시를 조금씩 올리고 있습니다. 조금더 힘을 내야할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