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내던지고 내일로 달리는 시침보다 느린 발걸음으로

by 이학성

한숨을 질질 끌며

아파트 입구에 선다


풀벌레 소리가 요란했다


한층 또

한층 또


걸음은 층수만큼 무게를 더했고

소리는 경쾌하게 따라붙었고

기여코 함께

집에 들어왔다.


참았던 숨을 겨우 내쉴 때,


그 소리는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는 듯

세상 모든 소리란 소리는 모두 거머쥐고

구름을 비집고 올라

달빛이 되었다.


그리곤 시끄럽게 빛났고

나는 조용히 눈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