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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울 Mar 22. 2023

당신의 인생에서 포기할 수 있는 건?

가족보다 친구가 좋다는 말을 가족에게 들으면?

1.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친구를 꼽으라면 단연 내 전 여자친구다.

2.

그리고 현 와이프기도 하고. 그때보단 좀 더 무섭게 진화했지만.

3.

그녀는 나의 자식이기도 하고 엄마이기도 하며 누나 이기도 하고 동생이기도 하다. 어쩔 땐 친구고 어쩔 땐 원수고. 아니 그 원수 말고 대원수. 총통 이런 것.

4.

난 이 친구를 만나기 위해 무엇을 포기했을까?

5.

오늘 아침 아버지께 장문의 카톡을 받았다. 왜 어르신들은 좋은 글귀나 그림을 끝도 없이 공유하시는 걸까?

6.

나도 늙으면 자식들한테 주식 차트나 좀 공유해야겠다.


"좋은 호재가 있다더구나. 매수해 보렴."

7.

아니 이야기가 옆길로 샜다. 아버지께서 보내신 장문의 카톡에는 '친구의 소중함, 때론 가족보다 친구가 더 낫다'라는 내용의 글이 적혀 있었다. 가족보다 친구가 좋다는 말을 가족에게 들으니 아침부터 기분이 가 족같다.

8.

난 아버지의 가장 소중한 친구를 잘 알고 있다. 아니 한 때 가장 친했던 친구를 알고 있다.

9.

그 친구는 나의 어머니. 그리고 자식들인 우리였다. 그리고 그랬어야만 했다.

10.

이런 얘기를 책에서 봤다.

11.

불이 붙여져 있는 4구짜리 버너가 있다. 하나의 불은 가족이고, 또 하나의 불은 친구다. 다른 불은 건강이고, 마지막은 우리의 일이다.

12.

그런데 인생에서 성공을 하기 위해선 네 개 중에서 하나의 불을 꺼야 한단다.

13.

더욱 커다란 성공을 위해서는 두 개의 불을 꺼야 하고.

14.

물론 이야기일 뿐이다. 인생에 답이란 게 존재해서 저거 포기하고 이거 선택하고. 그렇게 수치로 딱 떨어지는 건 내 마이너스 통장 잔액 말고는 없다.

15.

다만 인생에 있어 무엇을 우선순위로 두어야 할지, 그로 인해 무엇을 감내해야 할지는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16.

적어도 나는 3구짜리 버너 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 애초에 가족이란 항목은 나의 선택 사항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가족은 나에게 선택과목 같은 게 아니다. 

17.

난 성공할 팔자는 아닌가 보다. 그러니 대신 주식이나 팔자. 사팔사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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