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코틀러의 <마켓 4.0>를 읽고
‘현대 마케팅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필립코틀러 아저씨의 마켓 4.0을 읽었습니다. 진부해보이지만 그래도 디지털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 볼 가치가 있는 책이었는데요. (필립 코틀러 아저씨 통찰력 무엇?) 마켓 4.0을 읽을 내용을 바탕으로 디지털 마케팅 환경이 가져온 변화를 7가지로 간단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마켓1.0이 제품위주의 마케팅, 마켓 2.0이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 마켓 3.0이 인간 중심의 마케팅이라면, 마켓 4.0 디지털 마케팅, 정확히 말하면 디지털 마케팅 시장에서의 '연결성'이 이전 마켓과 비교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입니다. 이후 특징들은 모두 연결성을 기반합니다.
1) 수직에서 수평으로
세계화와 디지털화는 혁신의 흐름을 바꾸었습니다. 한 때는 혁신이란 언제나 기업 내부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R&D분야에 엄청나게 돈을 쓰고... 돈을 썼었죠. 그러나 급변하는 시장에서 내부 혁신만으로는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소비재 브랜드의 대표주자 P&G는 일찍부터(2000년대초) 고객들에게 직접 아이디어를 얻고 있습니다. 더이상 탑다운 혁신이 통하지 않는 수평적 혁신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죠!
수직적이던 시장 경쟁도 수평적으로 변화했습니다. 요즘 시장은 소량 판매 틈새 브랜드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인터넷 덕에 소규모 기업과 브랜드가 진입할 수 없던 산업에 진입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인데요. <창업가의 브랜딩>에서 봤던 프릳츠컴퍼니 대표님이 디지털 덕분에 외진 곳에 위치한 장소 약점도 극복할 수 있었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시장 경쟁이 수평적이 되면서 경쟁구조가 더욱 복잡하고 심화된 면도 있습니다! 최근에 택시 사건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요. 예전 택시 기사 였다면 옆에 택시 기사와만 경쟁하면 되었는데, 이젠 옆 택시기사 / 카카오 블랙 / 우버 / 풀러스 등 경쟁해야할 것들이 더 많이 늘어났죠.
2) 개인에서 사회로
오늘 저는 몇달을 고민하던 에어팟을 질렀습니다.하하하. 오늘 만난 제 친구가 '한 번 껴봐' 하고 끼워주며 뽐뿌를 일으켰고, 집으로 돌아오며 검색해 보니 에어팟이 삶의 질을 200% 높여준다고 하더군요! 에어팟을 산건 저의 개인적인 구매결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을 해봅시다. 이게 진짜 저의 개인적인 구매 결정이었을까요? 친구의 뽐뿌질과 생생한 후기들이 없었다면 전 구매를 결정했을까요? (내통장아 눈감아)
이렇듯 현대인들의 구매는 개인적 구매가 아니라 사회적 구매라는 특징을 가집니다. 사람들간의 연결성이 커지면 커질수록 무엇을 구매할 때 사회적 분위기에 부합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필립코틀러는 말하는데요. 구매전에 꼼꼼하게 후기를 검색하고, 구매 후 후기를 남기는 행위들도 연결성이 낳은 사회적 구매라는 성격 때문입니다. 어느때보다 광고가 쏟아지는 시대에 살고있는 오늘날의 고객들은 지겹게 노출되는 광고보다는 '진짜 후기'를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들 네이X 블로그 후기는 광고인거 알자나여? 그래서 맛집을 찾을 땐 망고플레이트로 검색을 하고, 화장품을 살 땐 화해에서 검색하자나여? 나만 그래여?)
과거에는 권위나 전문지식을 가진 '전문가' 마케팅이 잘 먹혔?습니다. 그래서 고객들을 마케팅 활동에 영향을 잘 받았죠. 그러나 요즘 고객들은 정보통입니다. 매일 같이 노출되는 광고에 어지간해서는 영향을 잘 받지 않죠.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다양한 기기와 스크린, 광고, 사회성들 때문에 산만합니다. (집에서 티비를 보면서도 인스타를 하고 있는 제 모습을 떠올려봅니다. 0과 1의 세상에서 벗어나질 못해ㅎㅎㅎㅎ;;;)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마케팅 과제는 '산만한 고객을 잡아랏!'입니다. 유튜브 5초 광고도 지루해하는 고객을 어떻게 아이 캐칭 할 수 있을까? 를 고민하는 것이 지금 마케터가 해야할 고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결성'은 누구보다 남들 앞에서 많은 의견을 말하는 시대를 도래시켰습니다. 그리고 이 시대는 브랜드를 옹호할 수 있는 완벽한 환경을 창조했습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동시에 부정적 피드백을 할 수 있는 완벽한 환경이기도 합니다. (책에서는 부정적 옹호라는 표현을 썼지만 부정적 피드백이라는 말이 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용어를 바꿨습니다.) 이를 어떻게 대처하고 관리하느냐가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 어제 skt에서는 음성통화가 안되는 문제가 발생했는데요. 발생 하루만에 올라온 skt의 사과문과 빠른 대처를 보며 역시 1위 기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필립코틀러 아저씨는 위대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 브랜드를 사랑하는 고객과 증오하는 고객 간에 균형이 잡히도록 관리해야한다고 합니다. (요게 저는 정말 신박하더라구요) 실제로 맥도날드는 옹호자 그룹 33%, 비옹호자 그룹20%를 가지고 있고, 스타벅스는 옹호자 그룹 30%, 비옹호자 그룹 23%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비율을 관리 한다고 하는데요. 왜 브랜드에 부정적인 그룹까지 관리할까요? 왜냐하면 이 그룹이 잘 관리된다는 것은 곧 목표 고객 집단이 일관되게 추구되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마마이트(Marmite)라는 제품은 영국에서 파는 스프레드 입니다. 맥주 양조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이스트 추출물로 만들어 향과 맛이 아주 독특하다고 합니다. (먹어본 적은 없어도 내스타일은 아닐 것 같아...) 제품 슬로건이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Love it or hate it)" 일 정도로 옹호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 간의 경계가 명확한데요.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독특한 맛이 그들의 옹호자를 만드는 차별점이자,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마케팅은 product -> price -> place -> promotion 마케팅 믹스로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마켓 4.0에서의 마케팅은 Creation(창조)-> Currency(통화) -> Communal activation(공동체 활성화) -> Conversation(대화)의 믹스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첫 번째로 Creation(창조)은 구상단계 초기부터 고객을 참여시킨다는 것입니다. 와디즈나 텀블벅과 같은 클라우드 펀딩같은 시스템들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울듯 합니다. 두 번때 Currency(통화)는 가격 책정이 역동적으로 된다는 것입니다. 최근 호텔과 비행기 예약할 때 다들 정가?! 주고 하시는 분들 없으시죠? (호텔과 비행기는 정가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진 듯 합니다.) Communal activation(공동체 활성화)은 에어비앤비, 우버, P2P 등 공동체를 거점으로 시장이 활성화됨을 뜻합니다. Conversation(대화)는 고객들은 다른 고객들과 대화할 수 있는 플랫폼을 원한다는 뜻인데 실제로 많은 서비스들이 직접 후기 창들을 운영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그래서 쇼핑몰을 하든 앱을 개발하든 후기를 주시하고 관리하는 일이 꼭 필요합니다.
연결 전 고객들은 Aware(인지) - Atitude(태도) - Act(행동) - Act again(반복행동) 경로를 따라 구매를 했습니다. 하지만 연결 후 시대의 고객들은 Aware(인지)- Appeal(호감) - Ask(질문) - Act(행동)- Advocate(옹호) 의 경로를 따릅니다. 연결 전 시대와 다르게 연결 후 시대의 고객들의 차이점은 호감, 질문, 옹호 단계가 추가되었다는 것인데요.
연결 후 고객들의 고객 경로를 예를 들면, 티비 혹은 모바일을 통해 입생로랑 팩트를 본다(인지) -> 커뮤니티에서 입생로랑 팩트에 대한 찬양 글을 본다 (호감) -> 주변사람들에게 "야 입생로랑 팩트 써봤어? 진짜 좋아?"(질문) -> 네이버 지식쇼핑 최저가 검색 구매(구매) -> 우와! 개존좋! 구매후기 작성 혹은 친구에게 추천(옹호) 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는 것입니다.
고객경로가 5A로 변화되었기 때문에 사람들 입에 브랜드가 자주 오르내리게 하는 것, 즉 바이럴 될 수 있는 콘텐츠가 확실히 중요해졌습니다."야 이번에 LG 약빤 영상 봤어?" 같은 것이 필요하단 것이죠.
고객을 인지 단계에서 행동(구매) 단계로 이동시켰다고 해서 마케팅은 할 일을 다한 것일까요? 필립코틀러 아저씨는 NO라고 말합니다. 고객들을 행동 단계로 이동시킨 만큼 옹호단계로 이동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고객을 옹호자로 전환 시키기 위해 1) 앱을 통해 디지털 경험을 강화시키거나 2) 소셜 CRM으로 해결책을 제공하거나 3) 게임화로 바람직한 행동을 장려하는 '고객 참여 활동'이 꼭 필요하다고 합니다.
1) 앱을 통해 디지털 경험을 강화시키거나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와 쏘카의 스마트키처럼 브랜디드 앱을 통해 고객이 브랜드와 친밀해지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2) 소셜 CRM으로 해결책을 제공하거나
보유하고 있는 SNS를 통해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고객간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3) 게임화로 바람직한 행동을 장려하거나
에어비앤비의 슈퍼호스트, 배민의 블랙레벨, 스타벅스의 레벨제도 등 포인트 혹은 고객 등급제와 같은 게임들을 통해 고객들은 브랜드를 더 친밀하게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저 역시 스벅 골드레벨 유지하려고 한달에 스벅에 얼마를 갖다바치지는지를 생각해봅니다....)
1. 마켓 4.0에서의 변화: 연결성
2. 연결성으로 인해 변화된 힘: 수직에서 수평으로, 개인에서 사회로
3. 디지털 환경에서 고객은 산만하다
4. 비옹호자 그룹도 잘 컨트롤 해야 한다
5. 마케팅 믹스: 4P에서 4C로
6. 새로운 고객경로: 4A에서 5A로
7. 브랜드 친밀감을 높이기 위한 참여마케팅
위의 7가지 특징으로 <마켓 4.0>를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읽는 내내 디지털 환경에서의 마케팅의 부분이 방대하지만 더욱 세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나날이 복잡해지는 디지털 마케팅의 세계에서 디지털 마케터로서 저도 먹고 살 수... 있겠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