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네시. 아직도 잠에 들지 않았다. 무엇을 해도 잠들 수 없다. 어떤 자세로 누워도 서먹한 느낌에 무엇이던 등을 진다. 이해할 수 없는 소란에 혹사되는 것은 비단 몸뿐만이 아니다.
부족한 잠은 제 것인 양 피로 한주머니를 짊어지고 나타난다. 그리곤 원래 있었던 것처럼 미간에 쌓는다. 잔뜩 미간을 찌푸렸다가 펴본다. 힘이 잔뜩 들어가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머리가 무겁다.
천장을 바라본다. 참 오랜만이다. 자려고 많은 시간을 누워있었지만 천장을 지긋이 바라본 기억은 없다. 천장이 반짝인다. 작은 모래 알갱이가 성의 없이 흩뿌린 듯 나뒹굴며 빛을 낸다. 반짝이었다.
누가 골랐을까. 어쩌다 반짝이가 있는 벽지를 선택했을까. 나라면 무엇도 묻지 않은 흰 벽지를 선택했을 텐데. 이런저런 푸념은 끊이지 못하고 억지로 밤을 잇는 청년의 눈 밖으로 나온다. 언젠가부터 있었을 벽지의 반짝거림이 눈에 스민다. 미간의 무게가 어째서인지 가볍다. 이제는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날은 어제처럼 다가오지만 모두 저마다의 새로운 날들이다. 나는 내일의 밤이 오늘과 같지 않기를 소원하며 스륵 눈을 감는다. 다만 벽지의 반짝이는 오늘과 같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