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워 프렌드> 리뷰
절친한 친구는 어떤 존재일까?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나이가 많아질수록 가족보다 친구가 건강과 행복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한다. 힘이 되는 친구가 있다면 즐겁게 장수할 확률이 커지는 셈이다. 기쁜 순간을 공유하고, 가족에게도 보여 주기 어려운 속내를 터놓을 수 있고, 삶의 무게를 함께 짊어지는 친구가 있다면 매일 아침 집을 나서는 발걸음이 조금은 더 가벼울 것이다.
영화 <아워 프렌드>는 제목처럼 소중한 친구에 대한 이야기다. 미국의 유명 잡지 '에스콰이어'에 실려 수많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사랑스러운 두 딸과 행복한 일상을 보내던 니콜(다코타 존슨)과 맷(케이시 애플렉) 부부. 어느 날, 니콜이 말기암 선고를 받고 난 후 니콜과 맷의 심신은 점점 붕괴된다. 니콜과 맷의 오랜 친구인 데인(제이슨 세걸)은 모든 것을 제쳐두고 두 사람을 돕는다. 데인은 아예 니콜과 맷의 집 안에 있는 구석진 작은 방에서 장기간 기거하면서 니콜, 맷, 두 딸을 살뜰히 챙긴다. 그러다 보니 데인의 여자친구는 이런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데인을 떠난다.
데인은 왜 이렇게 자신의 삶을 저버리면서까지 친구의 삶을 위해 희생할까? 폭풍이 몰아치는 벼랑 끝에 서서 삶을 포기해야겠다고 데인이 생각했던 순간에 니콜과 맷이 데인의 손을 꼭 잡아주었기 때문이다. 데인은 자신을 구렁텅이에서 꺼내 준 니콜과 맷이 힘겨울 때 곁을 지켜줌으로써 진정으로 감사를 표하고 싶었을 것이다. 동시에 스스로 삶의 의미를 더욱 명확히 새길 수 있었을 것이다. 휘청일지라도 쓰러지지는 않도록 서로 삶의 지지대가 되어 주는 친구들의 모습은 서서히 보는 이의 마음을 데운다.
세 주연 배우들은 모두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케이시 애플렉과 제이슨 세걸은 실화의 실제 인물들이 직접 영화에 출연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생기 넘치는 뮤지컬 배우였다가 건강이 악화되어 마음까지 위태로워지는 말기암 환자의 내면과 외면을 생생하게 표현한 다코타 존슨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다. (끝)
* 11월 16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아워 프렌드> 시사회에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