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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혁 Apr 20. 2024

울트론 실사판! ‘AI 킬러 로봇’이 온다?

#1. "10년 내 사람 죽이는 AI 로봇 등장"

    이런 끔찍하고 무서운 예언을 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바로 ‘인공지능 4대 석학’ 중 한 명인 제프리 힌튼 토론토 대학교 명예교수입니다. 그는 AI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기여한 딥러닝의 창시자이기도 합니다. 제프리 힌튼 교수는 지난 3월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10년 안에 스스로 인간을 살해하는 로봇이 등장한다고 예상했습니다. 인간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AI에게 알려주면, AI가 목표 달성을 위해 인간을 해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령, AI가 판단했을 때 기후위기 극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방해물이 인간이라면 AI는 인간을 멸종시키려 할지도 모릅니다. 


 ▲ 제프리 힌튼 토론토 대학교 명예교수 (출처 : 나무위키)


    사람을 죽이는 AI 로봇 이야기를 듣고 떠오르는 영화 속 캐릭터가 있으신가요? 수많은 SF영화가 로봇과 사람의 대결을 다루었으니 다양한 로봇들이 생각나실 듯합니다. 저는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빌런 ‘울트론’이 뇌리를 스쳤습니다. 지구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울트론이 인간을 공격하게 되는 이유가 제프리 힌튼 교수의 견해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입니다. 빛의 속도로 지구와 인류의 모든 역사를 학습한 울트론은 다양한 동식물의 터전인 지구를 지키려면 인간을 없애야 한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인간의 입장에서는 ‘인간이 지구의 주인’인데, 울트론이 봤을 때 ‘인간은 지구의 주적’입니다.


▲ 울트론 (출처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 속에서는 울트론만큼 강력한 ‘비전’의 도움을 받아서 어벤져스가 울트론을 물리칩니다. 2015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개봉 당시에는 로봇과 인간의 전쟁을 스크린 속 스펙터클로 즐길 수 있었지만 이제 진지하게 걱정됩니다. 10년이 조금 안 되는 기간 동안 AI와 로봇 기술이 어이없을 정도로 빠르게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오픈AI와 Figure AI가 발표해서 세상을 뒤집어 놓은 ‘Figure 01’ 로봇이 진화하면 지금처럼 사람에게 사과를 건네주는 것이 아니라 무기를 들이댈지도 모르겠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사람을 공격하는 AI 로봇이 정말 나타난다면, 인간은 AI 로봇을 이길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사람에게 사과를 건네주는 'Figure 01' 휴머노이드 로봇 (출처 : Figure AI)


 

#2. AI 주도권 경쟁은 결국 반도체 확보 싸움

    어벤져스와 협력해 울트론을 물리치는 데 앞장선 비전. 두 천재 '토니 스타크(아이언맨)'와 '브루스 배너(헐크)'가 머리를 맞대어 비전을 탄생시켰습니다. 아이언맨이 개발한 인공지능 ‘자비스’, '울트론(을 복제한 개체)', ‘마인드 스톤’이 모두 결합해 만들어진 만큼 비전은 놀라운 능력의 소유자입니다. 비전의 이마에 박힌 마인드 스톤은 막강한 우주적 힘이 응축된 6개의 ‘인피니티 스톤’ 중 하나입니다. 정신을 관장하는 돌멩이여서 다른 사람을 세뇌할 수 있습니다. 광선을 쏠 수 있고, 발신 기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 비전 (출처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타노스가 비전의 마인드 스톤을 빼내는 장면을 기억하시나요? 마인드 스톤이 비전의 머릿속을 채우고 있는 복잡한 회로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장면을 보며 마인드 스톤이 반도체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인드 스톤을 빼앗기자마자 비전이 생기를 잃어버리는 것은 컴퓨터의 CPU나 스마트폰의 AP가 뽑혀서 기기가 작동하지 않는 상황과 유사합니다.

 

▲ 비전의 이마에서 마인드 스톤을 빼내는 타노스 (출처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최근 열린 엔비디아의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24’에서 마인드 스톤만큼 강력한 새로운 AI 반도체가 공개됐습니다. 엔비디아의 새로운 아키텍처 ‘블랙웰(Blackwell)’ 기반으로 탄생한 ‘B100’입니다. B100은 기존 엔비디아의 최고 사양 제품이었던 ‘H100’과 비교 시 최대 30배에 달하는 성능임에도 비용과 에너지 소비는 25분의 1이라고 합니다. 입이 떡 벌어지는 사양입니다. 젠슨 황은 “이번 신제품은 새로운 산업 혁명을 구동하는 엔진으로서 모든 산업에서 AI의 가능성을 실현할 것”이라고 당당히 말했습니다. AI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은 B100 구입에 필요한 돈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 엔비디아 'GTC 2024'에서 블랙웰과 B100를 소개하는 젠슨 황 (출처 : Carlos E. Perez의 X)


B100과 같은 초고속 AI 반도체 덕분에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진 생성형 AI 모델을 탑재한 로봇들과 공존할 날이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마인드 스톤만큼 강력한 힘을 가진 로봇들이 영화 속 ‘비전’처럼 인간을 도울지, ‘울트론’처럼 인간을 죽일지 알 수 없습니다. AI의 성장에 쏟는 정성만큼, AI에게 적당한 고삐를 채우는 노력도 절실히 필요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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