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 워] 영화의 결말이 가져올 변화

영읽남의 벌책부록 -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


<인피니티 워>가 개봉하고도 2주가 지났는데요. 다들 결말의 충격에서 잘 빠져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타노스라는 매력적인 빌런이 등장하는 건 알았지만, 그의 승리로 끝날 줄은 몰랐죠. 이번 영화는 번역가라는 더 매력적인 빌런을 만든 것부터,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에서 연일 기록을 경신하는 등 화젯거리가 한둘이 아닙니다.


그래서 지난주에 이어, 한 번 더 <인피니티 워>에 관해 말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주 시네 프로타주에서는 타노스의 핑거 스냅이 가져온 충격적인 결말의 의미를 다양한 차원에서 생각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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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해진 MCU를 정리

타노스는 인구 과잉 문제를 말하며 우주의 절반을 날려버렸습니다. 그가 가진 인구 과잉의 문제는 MCU에도 적용할 수 있는데요. <인피니티 워>의 포스터를 볼까요. 포스터 한 장에 다 들어가기도 어려울 만큼 영웅들이 많습니다. 몇몇 영웅은 크기를 줄여 끼워 넣은 수준이죠. 그만큼 MCU엔 인기 있는 캐릭터와 배우들이 많습니다. MCU는 시간이 지나면서 영웅을 수집하고, 세계관을 확장해왔죠.


하지만 이번 시리즈에서는 많아도 너무 많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루소 형제의 뛰어난 연출 덕에 많은 영웅이 골고루 등장했지만, 모두 넉넉한 시간을 보장받기는 어려웠습니다. 3시간 내의 한정적인 러닝 타임 속에 모든 영웅을 중요하게 다룰 수는 없었죠.

타노스의 핑거 스냅은 영웅들의 절반을 먼지로 만들며, 이야기 진행에 필요한 인물을 추려 냅니다. 많은 영웅을 보여주는 걸 넘어, 한 영화 안에서 완성도 높은 이야기를 조합할 수 있을 정도의 영웅을 남겼죠. MCU 입장에선 극단적이지만, 타노스의 말처럼 공생을 위한 선택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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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균형한 세계관 정리

타노스의 핑거 스냅은 또 다른 골칫거리 하나를 영화에서 제거합니다. <인피니티 워>에서 가장 고민했을 부분은 티어가 다른 캐릭터들의 조화였을 것입니다. 모든 영웅이 매력적이지만, 능력치의 차이는 큰 편이죠. 대표적으로 여태 18편의 MCU 영화에서 닥터 스트레인지와 스칼렛 위치의 능력은 다른 영웅보다 상당히 강합니다.


토르, 헐크 등의 히어로도 비범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여태까지의 MCU 내에서는 힘과 파괴력 등의 물리력에 집중되어 있었죠. 그래서 아이언 맨, 캡틴 아메리카처럼 물리력을 앞세운 영웅들과 이질감 없이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여기서 더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토르: 라그나로크>와 <인피니티 워> 이후 토르도 각성했고, 초월적인 능력자가 되었다고 할 수 있죠. 다음 편에서는 ‘토르’의 능력을 어떻게 조정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시 돌아와 기존 MCU 내에서 닥터 스트레인지와 스칼렛 위치는 초능력과 마법 등 비물리적이고, 초월적인 힘을 가졌습니다. 그 덕에 앞서 물리력을 앞세운 캐릭터들보다 월등히 강했죠. 하나의 예로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닥터 스트레인지는 무한히 떨어지는 공간에 로키를 30분 동안 가둔 적이 있죠. 이런 초월적인 힘은 ‘어벤져스’의 물리력이 주로 활용되던 세계관과 충돌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인피니티 워>에서도 두 캐릭터는 너프된 느낌을 받을 수 있죠. 타노스의 핑거 스냅은 이 두 캐릭터를 먼지로 만들어, MCU 세계관에 밸런스를 맞추는 역할을 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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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어벤져스다

타노스의 핑거 스냅으로 생존한 멤버 중, 눈여겨 볼만한 건 1대 어벤져스입니다. 아이언 맨, 캡틴, 토르, 블랙 위도우, 헐크 등이 살아남았죠. 이 영화의 제목이 ‘타노스’가 아닌 이유를 말해주는 장면 같았습니다.


그리고 MCU가 3부작에서 추구하려는 걸 ‘어벤져스’ 시리즈에서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는데요. MCU의 3부작엔 큰 흐름이 있습니다. 여태 3부작이 있던 영화는 ‘아이언 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가 있는데요. 1편은 영웅의 탄생을, 2편은 영웅들이 더 강해지는 성장을, 3편은 영웅들이 자신의 무기를 잃는 시련을 겪고, 정체성을 고민하다 재탄생하죠. 성숙해지는 과정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벤져스’라는 단체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어벤져스의 창설 이후, 울트론과 싸우며 더 강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죠. 그런데, <인피니티 워>에서 어벤져스는 뿔뿔이 흩어진 상태로 시작합니다. ‘시빌 워’ 사태 이후 이들은 해산했었죠. 즉, 어벤져스의 영웅들은 그들의 정체성을 고민해야 했습니다. ‘어벤져스’ 밖에서 자신의 모습을 돌아봐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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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인피니티 워>의 러닝 타임이 더 길었거나, 영웅들의 숫자가 적었다면, 타노스를 물리치고 성숙한 ‘어벤져스’가 되는 과정을 담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내년에 개봉할 <어벤져스 4>가 <어벤져스 3 Part 2>로 생각되죠. 몇몇 관객이 이번 편을 예고편인 것 같다고 말하는 이유는, <인피니티 워>가 결말이 나지 않은 채 끝났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다음 편에서 시련을 이겨내고 성숙해지는 ‘어벤져스’를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여러 차원에서 타노스의 핑거 스냅을 생각해봤습니다. 물론, 하나의 가설이자, 눈에 보이는 빙산의 일각으로 풀어낸 가정인데요. 진짜 답은 마블의 회장, ‘케빈 파이기’만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의 머릿속을 꺼내보고 싶네요. 어서 빨리 <인피니티 워>의 후속편이 개봉하기를 기다리며, 이번 주 시네 프로타주를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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