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자의 씨네픽업 - 여중생A
취미는 게임, 특기는 글쓰기인 중학생 '미래'(김환희)가 처음으로 사귄 현실 친구 '백합'(정다빈)과 '태양'(유재상), 그리고 랜선친구 '재희'(김준면)와 함께 관계 맺고, 상처받고,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 여중생A에 관한 10가지 잡지식, 지금 살펴봅니다.
1. 여중생A는 국내외 독자 약 4,000만 명이 이용하는 온라인 웹툰 플랫폼 '네이버 웹툰'이 선보이는 첫 번째 제작 영화인데요. 동명 원작 웹툰은 2016년 '오늘의 우리 만화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작가 '허5파6'은 '자존감'을 그리고 싶었다는 말을 한 바 있죠. 원작의 시대적 배경은 2005년으로 추측되는데요. 작품엔 '윈도 98' OS로 온라인 게임을 하는 '미래'의 모습을 비롯하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터미널(2004년 7월 개봉)을 봤는지 물어보는 '미래', '폴더폰'을 사용하는 학생들, 큐플레이, 심즈 2 등 다양한 게임을 오마쥬하는 장면 등이 등장합니다.
2. 여중생A를 연출한 이경섭 감독은 2014년 첫 장편영화 미성년으로 현실과 허구가 교차하고 산 자와 죽은 자가 공존하는 기이한 플롯을 감각적인 연출력으로 담아내며, 전주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 등에서 호평받았는데요. 이번 작품은 이경섭 감독의 두 번째 영화로, 그는 "'미래'라는 소외당하고 외로운 아이의 이야기에서 가슴을 쳐주는 뭔가를 느꼈다"라며, "영화 속에도 그런 감정을 잘 담아내면 좋은 작품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라고 밝혔죠.
3. 그룹 EXO의 리더로 글로리데이에 이어 두 번째 영화에 출연한 김준면(수호)은 '미래'가 유일하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정체불명의 랜선친구 '재희'를 연기하는데요. 그는 "캐릭터 자체가 여성 팬을 많이 갖고 있어서, 혹시라도 실망을 드리지 않을까 걱정과 부담감, 책임감을 느끼고 연기를 했다"라면서, "'재희'가 특이한 행동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겉으로는 장난도 많이 치지만, 내면적으로는 속앓이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외면적인 것과 내면적인 것이 부딪쳐 나오는 행동에 중점을 두고 연기를 했고, 대본에 나오지 않은 장면도 웹툰을 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라고 캐릭터 소화 방법을 이야기했습니다.
4. 그렇다면 웹툰과 영화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영화는 웹툰의 다양한 내용 중, 친구들과의 '우정'에 집중하면서, 주인공 '미래'를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의 위치 변화에 초점을 맞췄죠. 이경섭 감독은 "어느 순간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 누구든 가해자가 될 수 있다"라면서,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물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점이다. '미래', '백합', '노란'(정다은) 등이 상대방을 통해 무엇인가를 깨달아 가며 서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중점적으로 그리고 싶었다. '재희'도 처음에는 '미래'에게 도움을 주는 인물로 등장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도 모르게 '미래'에게 영향을 받아 성장하게 된다"라고 언급했습니다.
5. 웹툰과 영화 속 '재희'의 차이점에 대해서 이경섭 감독은 "4차원적인 엉뚱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영화 속 '재희'는 '죽기로 한 결심'이라는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라면서, "그 목표는 '미래'와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는 계기가 되고, 그 과정에서 서로 위로가 되어주며 긍정적으로 변해간다. '재희'스러운 엉뚱함은 원작처럼 그대로 살리고자 노력했다"라고 말했죠. 한편, '재희' 캐릭터의 나이에 대해서 이경섭 감독은 "원작에서 '재희'는 고등학교를 자퇴한 고등학생 나이지만, 영화에서 '재희'는 김준면의 실제 나이인 20대가 아니다. '재희'의 나이는 불분명하게 처리했다"라고 말했습니다.
6. 김준면의 '재희' 캐스팅에 대해서 이경섭 감독은 배우 리스트를 받아보면서, "'EXO 수호'라는 배우가 나오면서 노란 머리를 하고 있는 사진을 보게 됐다라면서, 그 이미지가 '재희'와 잘 어울렸고, 마침 뜻이 맞아서 같이 하게 됐다. 영화에서도 노란 머리가 굉장히 잘 어울린다"라고 뒷이야기를 털어놨습니다.
7. 한편, 원작과 달리 영화에서는 '미래'의 속마음을 내레이션으로 표현하지 않는데요. 이경섭 감독은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미래'의 속마음을 '미래'가 쓴 소설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하거나, 직접적으로 드러낼 때는 현실과는 다른 분위기로 표현하고 싶었다"라면서, "'미래'가 친구들에게 느낀 상처를 '재희' 앞에서 처음으로 얘기하는 역할극 장면이 그러한데, '재희'가 '태양'의 역할을 맡는 순간, 시공간이 멈추고 무대가 열리며 한 편의 연극이 펼쳐진다. 현실과 다른 판타지 같은 연극적 연출을 통해, 아픈 미래의 감정이 서서히 '재희'에게 전해지는 모습을 세밀하게 담고자 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8. 원작에 등장하는 '선생님'(이종혁)은 '미래'를 바른길로 이끌어주는 인간적인 면모가 있었지만, 영화에서는 학생들보다 난에 관심이 많은 '무신경한 성격'의 캐릭터로 변했는데요. 이에 대해 이경섭 감독은 "원작의 전반부에 많이 집중한 이 영화에서는 제대로 된 어른이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다라면서, 어떤 한 아이가 옥상에서 떨어질 정도로 외로움을 겪고 있는데, 왜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을까에 더 집중하고 싶었다. '선생님'을 원작에 있는 그대로 가져오면 너무 따뜻하게 그려질 것 같아서, 캐릭터를 바꾸게 됐다"라고 설명했죠. 한편, 이경섭 감독은 학교 폭력 소재를 다룬 타 영화와 차별점을 갖기 위해, 롱테이크로 인물을 촬영하며 상황과 감정을 한 장면에 담는 등 독특한 숏을 사용했습니다.
9. 작품에서 '미래'와 '재희'가 만나는 게임인 '원더링 월드'는 실사로 제작됐는데요. 이경섭 감독은 "게임 세계가 단순히 '미래'의 취미나 환상으로만 그려지지 않았으면 했다"라면서, "현실의 '미래'는 혼자 글을 쓰거나 게임 하는 시간을 좋아하지만, '미래'가 진정으로 원하는 건 외로운 자신과 함께해줄 친구다. 현실 속 학교 친구들이 캐릭터들로 등장하는 게임 세계는 현실과 다르게 모두가 '미래'의 친구다. 무찔러야 하는 악당은 현실에서 가정폭력을 하는 아빠다. 현실 세계 속 '미래'의 무의식적인 속마음이 게임 세계에서 슬며시 드러날 수 있게 실사로 제작했다"라는 이유를 소개했습니다. 또한, 이경섭 감독은 '원더링 월드' 공간의 채도를 높여 아름다운 분위기를 만들었으며, 반대로 주인공이 처한 암울한 현실 공간은 채도를 낮춰 대비를 명확히 했죠.
10. 2016년 여름 곡성에서 신들린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한 배우 김환희는 주인공 '미래'를 연기하며 이 나이대에만 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다라는 소감을 남겼는데요. 김환희는 "'미래'가 집에 달려 들어와서, 가방 벗고, 양말 벗고, 컴퓨터부터 켜는 것이 시험 끝난 후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공감했다라면서, '원더링 월드' 촬영에 대해서는 태어나서 그렇게 진한 화장은 처음이었다. 서클 렌즈를 껴보고, 게임 의상을 입은 후 활을 쏘는 연기를 한다는 경험들이 색달랐다"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