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영화의 몇 가지 메시지

영읽남의 벌책부록 -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영화의 주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를 관람하신 후에 읽으실 것을 권장합니다.


첫날부터 100만 관객을 돌파한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이 시리즈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아왔는지를 한 번에 증명해냈습니다. <폴른 킹덤>은 전작의 감독,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이 각본을 맡으며, ‘쥬라기 월드’라는 시리즈의 연결 고리를 이었죠. 그는 이 영화를 시작하며, 과거 스티븐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을 향한 오마주를 잔뜩 드러냈었는데요. 이번 편에서도 지난 영화를 떠올릴 수 있는 장면이 무척 많았습니다. 이보다 더 인상적인 건, 몇 가지 변화와 지난 편보다 확장된 이야기에 있죠. 그에 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클레어의 변화

지난 편의 클레어는 하이힐을 신고 뛰었던 인물입니다. 높은 굽의 신발이 위태로워 보였지만, 위험한 상황에서도 끝내 하이힐을 포기하지 않았죠. 이런 점은 그녀가 테마파크 담당자로서의 높은 직위를 포기하지 않았던 장면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녀는 하이힐을 신고서도 열심히 달리고, 나중에는 총까지 쥐면서 위기를 정면으로 통과하는 강인한 모습을 보여줬었죠.


<폴른 킹덤>은 첫 장면부터 클레어가 완전히 변했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녀가 처음 등장하는 씬에서, 관객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건 그녀의 발을 찍은 샷이죠. 그녀는 하이힐이 아닌, 워커를 신고 있습니다. ‘쥬라기 월드’에서 클레어의 발을 자주 보여주는 건, 그녀의 신발을 통해 그녀의 성격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폴른 킹덤>은 전편과 완벽히 대비되는 샷으로 이를 보여줬습니다.


하이힐에서 내려온 클레어는 전편과 달리 권위를 내려놓고, 좁고 정신없는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함께 움직이고 있죠. 이런 변화처럼 클레어는 공룡을 이용해 돈을 버는 사람이 아닌, 공룡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위험한 테마파크로 자원해서 돌아가죠. 그곳에서 직원인 프랭클린과 함께 뛰고, 헤엄치고, 탈출하는 등 온갖 고생을 함께 겪습니다. 이렇게 <폴른 킹덤>은 의상 변화만으로도 캐릭터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었죠.



인간이 만든 피조물의 생존권

쥬라기 월드의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은 연출을 맡을 당시, 스티븐 스필버그의 쥬리기 공원에서 느꼈던 걸 보여주고 싶다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앞서 말했듯 지난 편을 향한 찬사, 헌사의 느낌이 강한 장면을 많이 볼 수 있었죠. 이런 오마주는 이번 편에도 이어져 옛 관객에게 추억을 음미할 기회를 줍니다. 하나의 예로, 오웬이 블루를 만나러 가는 장면에서 등장한 차의 사이드 미러 속 “사물이 보이는 것보다 더 가까이 있음”은 그냥 보여준 게 아니었죠.


이런 감독의 태도는 <쥬라기 월드>가 이전 시리즈의 울타리 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한계로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폴른 킹덤>을 통해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이 이보다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음이 드러납니다. <폴른 킹덤>에 관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이번 편은 지난 편보다 세계관이 더 확장되고 주제 의식도 더 선명해졌다는 걸 볼 수 있죠.


지난 편의 큰 볼거리는 과거의 공룡과 유전자 변형으로 새로 만들어진 공룡 간의 대결이었습니다. 이는 현재와 과거의 대립으로도 볼 수 있었죠. <폴른 킹덤>에도 유사한 구도가 있습니다. 이번 편엔 두 종을 합쳐 전쟁용으로 최적화된 공룡이 중심에 있었죠. 이 공룡의 탄생을 통해 더 지독해진 인간의 욕심과 타락한 자본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폴른 킹덤>은 공룡이 인간의 유전학으로 탄생했지만, 그들을 소유하거나 통제할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이들도 하나의 생명이라 말하죠. 이는 블루가 오웬과 가지는 유대감, 화산이 폭발하는 섬에 남겨진 브라키오사우루스의 애처로운 모습 등을 통해 강조됩니다. 그리고 메이지가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한 인간이라는 데서 이 문제는 최고로 심각해집니다. 이 소녀 역시 유전자 복제의 결과이기에 공룡들과 같은 처지에 있죠.


이런 메이지가 공룡들을 세상 밖으로 풀어주는 건, 인간이 만든 피조물에게도 자유 의지가 있고, 살아갈 권리가 있다는 걸 표현하는 장면입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했을 소녀가 내린 결정은 공룡을 세상에 풀어놓아 지구의 일부로 만드는 것이었죠. 이 시리즈의 제목처럼 세상은 공룡과 함께하는, ‘공룡 세계’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제목에 답이 있던 ‘쥬라기 월드’의 전개는 전편의 감독이자 이번 편의 각본을 맡은 콜린 트레보로우의 큰 그림이 아닐까요.


인간과 공룡이 함께 살아가는 ‘쥬라기 월드’의 다음 편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이번 영화가 원작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무대로 나갔다고 평가할 수 있다면, 다음 편엔 더 흥미로운 이야기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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