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읽남의 씨네픽업 - <글래스>
초능력이 생긴 세 명의 남자들과 그들의 능력을 제어하려는 세력 간의 음모와 다툼을 그린 영화 <글래스>에 관한 10가지 잡지식, 지금 살펴봅니다. 개봉 전에 나온 정보들을 다뤘기 때문에, 실제 영화의 내용과는 정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글래스>는 2000년에 첫선을 보인 <언브레이커블>과 2017년 개봉한 <23 아이덴티티>에 이어 등장하는 'M. 나이트 샤말란 감독 프로젝트'의 3번째 이야기입니다. <언브레이커블>은 선천적으로 뼈가 쉽게 부러지는 연약한 신체를 지녔지만, 비범한 천재성을 바탕으로 사건을 계획하는 인물 '미스터 글래스'(사무엘 L. 잭슨)와 맨손으로 쇠를 구부리고 묵직한 철문을 부술 정도의 괴력과 질병 하나 걸리지 않는 신체 능력을 지닌 의문의 남자 '데이빗 던'(브루스 윌리스)의 만남을 다룬 작품인데요. 7,500만 달러의 제작비로, 전 세계 2억 4,811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나름 소소한 흥행을 기록했었죠.
2. <언브레이커블>이 개봉한 후,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3부작 제작과 관련해 "생각도 해본 적이 없다"라며 부인했는데요. 그는 2001년 성공적인 DVD 판매량을 제시하며, 제작사 '터치스톤 픽처스'에게 속편 논의를 진행했으나, 큰 흥행을 거두지 못한 '박스오피스 성적'을 이유로 거절당했죠. 2008년 사무엘 L. 잭슨은 인터뷰를 통해 속편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고 밝혔고, 2010년 브루스 윌리스도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참여할 수 있다면 속편 제작을 생각할 수 있다"라고 인터뷰했습니다.
3.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23 아이덴티티>의 마지막 장면에 '데이빗 던'을 등장시키며, 그는 두 작품의 세계관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렸는데요. 그는 개봉 직후 "3번째 <언브레이커블> 영화가 나오길 바란다. 곧 스크립트를 쓸 것인데, 튼튼하면서 복잡한 아웃라인을 갖고 있다"라는 인터뷰를 했습니다. <23 아이덴티티>는 900만 달러의 제작비로 2억 7,845만 달러라는 엄청난 이익을 내며 성공한 영화가 됐는데요. 결국, 2017년 2월, <언브레이커블>의 초반부에 나오는 탈선 사고 속 열차 이름인 '이스트레일 177 3부작'(Eastrail 177 Trilogy) 제작이 결정됐습니다.
4. 한편 <언브레이커블>은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의 자회사인 '터치스톤 픽처스'가, <23 아이덴티티>는 '유니버셜 픽처스'가 제작을 했는데요. 션 베일리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회장을 만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데이빗 던'을 비롯한 <언브레이커블> 속 캐릭터 재사용을 부탁하고자 만났고, '신사협정'을 맺었죠. 션 베일리 회장은 영화 속 인물의 사용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그 대신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속편 제작을 결정하면 디즈니가 참여한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렇게 <글래스>는 <언브레이커블>을 배급한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배급을, <23 아이덴티티>를 배급한 '유니버설 픽처스'가 미국 지역 배급을 맡게 됐죠. 이는 <23 아이덴티티>와 <글래스>의 제작사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이, 2014년부터 '유니버설 픽처스'와 10년간 배급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나온 '판권 분할' 사례가 됐습니다.
5. 2017년 10월 2일, <글래스>는 필라델피아에서 리허설을 겸한 촬영을 시작했는데,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39일간의 촬영 기간을 계획했었죠. 이후 2010년 문을 닫은 '정신병원'인 '앨런타운 주립병원'에서 몇 주간 촬영을 진행했는데,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장소가 됐습니다.
6. <23 아이덴티티>에서 통제 불가한 24번째 인격 '비스트'를 깨운 '케빈'을 연기한 제임스 맥어보이가 그대로 이번 작품에 출연하는데요.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뉴욕 대학 재학 시절, 해리성 정체감 장애에 대한 수업을 듣게 된 이후, 자신의 상상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 관련 이론들을 오랫동안 관심 있게 지켜봐 왔었죠. 그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에 관해서 궁금했던 건, 각각의 개별 인격이 다들 자기 자신을 진짜라고 100% 확신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것이었다"라며, 이와 관련한 기록물을 읽고, 정신과 의사를 만나가며 '케빈'을 만들게 됐는데요.
7. 제임스 맥어보이와 감독은 촬영 전부터 영화 속 인격들이 자신만의 고유한 목소리와 외양을 가질 수 있도록 준비했었죠. 그 결과 본래의 인격인 '케빈'을 포함해 9세 소년 '헤드윅',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배리', 강박증이 있는 '데니스',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춘 '오웰', 당뇨병이 있는 '제이드', 섬세하고 예의 바른 여성 '패트리샤', 그리고 인간 이상의 존재로 여겨지는 '비스트' 등을 다른 방식으로 연기했습니다. 특히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스코틀랜드 출신이지만, 연기할 때는 미국 억양까지 자유롭게 소화하는 제임스 맥어보이의 목소리를 들어본 후, 9세 소년의 인격 '헤드윅'은 '혀짤배기' 소리를 낼 것을 제안했고, 제임스 맥어보이는 '헤드윅'을 확실하게 표현해냈죠.
8. <글래스>의 초반 줄거리는 다음과 같은데요. '케빈'의 24번째 인격 '비스트'를 이용해 자신의 목적을 이루려는 계획을 세운 '미스터 글래스'는 '케빈'과 거래를 맺죠. '미스터 글래스'와 과거의 악연으로 엮인 '데이빗 던'은 그의 계획을 저지하고자 '케빈'과 대결을 펼칩니다. 사실 이들을 한자리에 모은 것은 자신이 슈퍼 히어로라고 믿는 과대망상증 환자들을 연구하는 정신과 의사 '엘리 스테이플' 박사(사라 폴슨)로, 세 사람을 연구 대상으로 지켜보고, 치료 상담을 진행하죠. 한편, 소녀들을 납치해 범죄를 저지르는 '케빈'에게서 탈출한 유일한 생존자 '케이시 쿡'(안야 테일러 조이)도 다시 '케빈'과 만나게 됩니다.
9. 이번 작품에서는 <언브레이커블>에서 자신의 아버지 '데이빗 던'이 슈퍼히어로라고 믿는 9살 소년 '조셉 던'을 연기한 스펜서 트리트 클락이 성인이 되어 그대로 출연하는데요. 그는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에게 전화가 왔을 때, 분명 '조셉' 역으로 크리스 헴스워스 같은 배우를 캐스팅했을 것이고, 나에게는 예의상 전화를 했겠거니 생각했다"라며, "그런데 그가 나를 캐스팅하고 싶다고 했고, 2개월 후 정말로 시나리오를 받았다. 시나리오를 읽기도 전에 오케이 했는데, 감독이 나에게 광대 의상을 입히고 영화 내내 구석에 세워 둔다고 해도 출연하고 싶었다"라고 밝혔습니다.
10. 역시 <언브레이커블>에서 엄격하면서도 아들을 끔찍이 아낀 '미스터 글래스'의 어머니 '프라이스 부인' 역의 샬레인 우다드도 그대로 출연하는데요. 샬레인 우다드는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정말 훌륭한 연기 공간을 만들어주는데, 배우와 스태프들을 진심으로 생각해준다는 것이 느껴진다"라는 소감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