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
세상에는 맛있는 해산물이 너무 많다.
어떤 날은 매콤하고 얼큰한 매운탕이 먹고 싶을 때가 있고, 또 어떤 날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밤바다의 경치를 만끽하며 내 입도 쩍쩍 벌어지게 하는 조개구이가 먹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옆 나라인 일본의 소식을 듣게 된다면, 회식으로 해산물 요리를 먹자는 한 사람의 제의에 한 번쯤 고민해보기 시작할 것이다. (물론 코로나19 종식 이후가 되겠지만)
입맛을 다시는 것보다 고민과 거부감이 먼저 생기게 된 이유는, 결국 일본 정부가 미뤄오던 방사능 오염수 처리 문제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발표하게 된 배경에는 곧 개최될 도쿄올림픽과 일본 내 총선 문제, 그리고 미국의 용인일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아무래도 점점 방사능 오염수를 보관할 수 있는 한계가 다가오고 있는데 이와 더불어 곧 개최되는 도쿄올림픽과 일본 내 총선 시기가 비슷하게 연속적으로 맞물려 있어 결정은 해야겠고, 막상 저 시기에 발표하자니 저들에 미치는 악영향이 만만치 않다.
또한 최근 대중(對中) 연합 전선인 쿼드(Quad)가 구축되는 등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의 동맹이 강화되면서 미일 정상회담을 사흘 앞두고 결정된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과 즉각적으로 발표된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지지 입장문을 통해 미국과의 사전 조율을 통해 어느 정도 용인되었음을 추측하게 한다.
이렇듯 미국의 용인이 이뤄졌으니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에 힘이 실렸고, 갑작스럽게 발표된 이 결정은 일본 자국 어민들과 주변국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사실 이러한 반발은 최근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잡힌 우럭에서 기준치 5배나 되는 세슘이 검출된 것처럼 방사능 오염수에 있는 삼중수소의 요인이 클 것이다. 삼중수소는 인체의 유전자를 변형하게 하는 악영향을 초래하는데, 현재 핵물질 정화 기술로는 삼중수소를 여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삼중수소 문제에 대해 큰 우려를 보이지 않는 듯하다.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방류 지점에서 10~20km만 떨어져도 삼중수소 농도는 현재 한강에 있는 삼중수소 농도와 비슷하게 떨어진다"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설명은 그나마 우리를 안심하게 하지만, 그래도 '방사능'이라는 단어를 둘러싼 무섭고 두려운 프레임 때문일까, 우리 밥상에 해산물을 올리는 것에 대한 고민을 명쾌하게 사라지게 할 수는 없다.
이렇듯 쉽게 해소되지 않는 불안감이기에 양국 정부 간 협력을 통해 철저한 감시와 검증은 더욱 필요성이 부각되지만, 위안부 문제와 역사 왜곡 논란, 더불어 이번 갑작스러운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으로 갈수록 악화되는 양국 관계 속 원활한 소통이 기대될지는 의문이다.
《美 등에 업은 日, 5년 끌던 방류 전격 발표…한일관계 더 냉각》-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politics/view/2021/04/355087/)
《日오염수, 200일이면 제주로…여과 안되는 삼중수소 어쩌나》-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politics/view/2021/04/355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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